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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경인운하 사업평가 부실" /"사업성 OK" 날때까지 짜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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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경인운하 사업평가 부실" /"사업성 OK" 날때까지 짜맞추기

입력
200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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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감사원의 경인운하 감사 결과 나타난 실태는 정부의 국책 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들기에 충분하다.건교부는 사업 성사를 위해 평가 항목을 무리하게 짜맞춰 넣었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결과적으로 건교부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문 생산'에 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될 때까지 계속한 경제성 평가

감사원 관계자는 올 2월 경인운하의 경제성을 인정한 KDI의 최종보고서를 "건교부와 KDI의 합작품"이라며 "이익은 KDI가 높이고, 비용은 건교부가 줄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국책사업계획이 이렇게까지…"라고 개탄했다.

건교부는 2002년 3월 총사업비 2조2,447억원 중 2,677억원을 줄여 KDI에 용역을 의뢰했지만 "사업성 없음"으로 판명됐고, 건교부는 같은 해 8월 운하이용료(1조4,889억원)를 받지 않는 것으로 하면서까지 재차 용역을 맡겼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자 같은 해 10월 '1단계 방수로(치수용), 2단계 경인운하' 내용의 단계별 건설 방안을 비롯한 8개의 운하건설 방안을 제시, 이중 7개안이 경제성이 있다는 최종 결과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감사원이 이번에 제3의 연구기관에 의뢰해 재검토한 결과 어떤 경우에도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얼빠진 행정

경인운하 사업 과정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공무원의 일 처리로 운하가 완성돼도 컨테이너선의 운항이 어려운 지경이 됐다. 건교부가 경인운하를 통과하는 다리의 높이를 잘못 추산, 운항 예정인 2,500톤급 컨테이너선의 굴뚝(17.6m) 등이 다리와 충돌하게 된 것이다.

감사 결과 교각 높이가 최소 21.5m는 되어야 함에도 건교부는 선박의 마스트(19.5m)를 접으면 통과가 된다는 이유로 다리 높이를 15.5m로 잘못 산정했다. 이미 완공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귤현대교(16.8m)는 건교부 기준보다 여유 있게 만들어졌음에도 컨테이너선 통항이 어렵고, 국도 48호선 굴포교 등 5개 다리도 15.9m∼20.9m로 설계를 마쳤다.

감사원이 굴뚝과 조타실 높이도 고려해야 한다는 건교부의 95년 연구보고서를 감사 과정에서 찾지 못했다면 다리 높이가 낮은 지도 모른 채 다른 다리까지 줄줄이 완공됐을 판이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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