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비트 PC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인텔이 난감해 하고 있다. 기술 수준과 시장 지배력에서 항상 우위에 서있었지만, 64비트 시대로 접어들면서 AMD의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인텔이 2001년 서버용 64비트 중앙처리장치(CPU) '아이태니엄'을 내놓고, 호환성 및 소프트웨어 부족 문제와 악전고투하고 있는 동안 AMD는 32비트와 64비트가 모두 가능한 서버용 CPU '옵테론'에 이어 '애슬론64'까지 내놓았다.
인텔 최고기술경영자(CTO) 펫 겔싱어(사진)는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본격적인 64비트 시대가 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역설했다.
64비트용 소프트웨어와 주변기기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 인텔의 입장이며, 이 회사는 앞으로 3년 후에나 64비트 PC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인텔 내부에서도 이러한 대응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인텔의 성공사례를 답습한 AMD의 '32비트-64비트 호환 전략'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텔은 1985년, 최초의 32비트 PC인 386을 16비트와 호환 가능하도록 만들어 32비트용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업계의 비판을 불식시킨 바 있다.
한편 인텔은 최근 게임과 멀티미디어에 최적화한 '펜티엄4 익스트림'으로 AMD의 64비트 PC에 맞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무선인터넷, 이동전화, 홈네트워크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며 "앞으로 성장이 유망한 모바일, 정보가전, 통신 분야에서 1위 업체가 된다는 것이 인텔의 장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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