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 여고 3학년 이모(17)양은 지난 4월 부산 사상구 감전동 서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현금 3만9,000원과 책 20여권을 훔친 후 이 사실을 같은 학교 친구인 김모(17)양 등 3명에게 털어 놓았다.그러나 김양 등은 이를 철저히 이용했다. "절도 사실을 학교와 집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이양이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100만원을 뜯어냈다. 또 돈이 떨어지자 이양에게 "원조교제도 하라"고 협박, 이양이 김모(43·자영업)씨 등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남자들과 6월부터 50여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하고 그 대가로 받은 350만원도 빼앗았다.
이양은 "3년 전 어머니가 가출한 후 나만을 믿고 사는 아버지에게 절도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성매매를 시작했다"고 울먹였다. 이웃들은 "이양은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 서점이나 식당 등지서 꾸준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집안일을 도맡아 왔을 정도로 착한 학생"이라고 말했다.
이양은 7월 중순께 사는 게 힘들어 수면제를 사 자살하려고 했으나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와 초등학교 2학년과 고교 1학년인 두 동생 때문에 포기했다. 최근에는 "더 이상 원조교제를 못 하겠다"고 친구들에게 호소했으나 오히려 친구들은 "성관계를 맺은 장면을 찍은 테이프를 가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양이 김양 등을 평소 친한 친구로 생각해 절도사실을 털어놨다 낭패를 당했는데도 오히려 친구들을 용서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양 등 친구 2명과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한 김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양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 수십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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