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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유럽의 "최경주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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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유럽의 "최경주 마케팅"

입력
200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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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데(Linde)라는 단어가 도대체 무슨 뜻인가요?"최경주가 21일 밤 유럽에서 전해 온 승전보는 침울하기 짝이 없는 국내 상황에서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했을 법하다. 유럽 골프무대 첫 도전을 우승으로 일궈낸 배경을 놓고 스포츠팬들 사이에서는 갖가지 분석과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대회기간 내내 궁금증도 컸다. '린데 독일 마스터스'라는 대회명이 매우 생소했기 때문이다.

'린데'는 다름 아닌 독일의 에너지를 축으로 한 복합기업이다. 상업용 냉장고와 가스 관련 기기 등도 생산한다. 지난해 그룹매출액은 87억유로(약 12조원). 최근 경영확대에 나선 린데는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미 일본에 진출한 린데는 다음 타깃으로 한국과 중국을 목표로 하고있다. 린데는 그 주요 매개체로 골프를 선택했고, 자신의 이름을 알려줄 전도사로 한국의 골프 영웅인 최경주와 중국의 톱 골퍼 장 리안웨이를 초빙했다.

린데는 특히 최경주에게 공을 들였다. 초청개런티는 물론 홈페이지에 최경주의 스윙사진까지 곁들인 장문의 소개기사를 싣고 '코리아 마케팅'에 나섰다. 이에 호응한 듯 '동양인=일본인'으로만 여기던 갤러리도 '한국인' 최경주를 따라다니며 그의 샷에 환호했다. 최경주는 우승컵으로 보답했다. 결코 시끄럽지는 않지만 최경주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던 조용한 마케팅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들리는 소식은 안타깝다. 국내 최고 권위의 남자대회인 한국오픈 흥행을 위해 후원기업이 마케팅 차원에서 추진했던 연예인 참가와 성대결이 논란을 빚었다. 다음달 열리는 SBS골프최강전도 박세리의 성대결 여부를 놓고 주최측과 박세리 소속사가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왁자지껄할 뿐 이렇다할 결과물은 찾기 어렵다. 마케팅의 수준차이일까. 그 판단은 팬들의 몫으로 넘기고 싶다.

박희정 체육부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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