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개 남았다.' 이승엽(27·삼성)이 최근 8경기동안의 홈런갈증을 해소하는 시즌 54호아치를 그리며 아시아신기록(56개)달성에 2개차로 다가섰다이승엽은 21일 대구에서 열린 LG전에서 3―0으로 앞선 3회말 볼카운트 0―2에서 상대 두번째 투수 우완 김광수의 구속 136㎞의 바깥쪽 낮은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00m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 10일 한화전에서 52, 53호 홈런을 한꺼번에 쏘아올린 이후 8경기동안 홈런포가 침묵했던 이승엽은 1999년 자신이 세웠던 시즌 최다홈런기록타이를 이뤘다.
일본프로야구의 왕정치 등 3명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시즌최다홈런기록(55개)에 1개차로 다가선 이승엽은 앞으로 2개만 추가하며 아시아신기록의 주인공으로 탄생한다. 최근 8경기에서 31타수 5안타(타율 0.161)의 빈타에 허덕였던 이승엽은 이날 3타수 2안타로 3득점 1타점을 올려 팀의 7―5승리를 이끌었다.
129경기만에 54호 홈런을 터뜨렸던 99시즌보다 8경기나 빠른 123경기만에 54호 아치를 그린 이승엽은 앞으로 10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어 무난히 아시아신기록경신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홈런감각을 되찾음에 따라 국내야구사상 최초로 시즌 60홈런에도 도전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당 0.44개의 홈런을 때리고 있는 이승엽은 산술적으로 최대 59개의 대포를 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날 홈런으로 부담을 던데다가 특유의 몰아치기가 폭발할 경우 60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홈런추세를 고려할 때 27일 롯데(부산)전이 56호 홈런의 D데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경기 전 "타격스탠스가 어긋나 있고 홈런을 기대하는 팬들의 기대감에 심신이 몹시 지친 상태다. 컨디션도 생각하는 이상으로 최악이다"고 말하는 등 홈런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전날 롯데전에서 2개의 홈런을 때리며 시즌 51호로 턱밑까지 따라붙은 심정수(현대)의 추격이 이승엽에게는 보약이었다. 20일 LG전이 끝난후 심정수의 51호 홈런소식을 들은 이승엽은 "(홈런경쟁이) 더 재미있어졌다.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실제 '추격자' 심정수와의 숨가쁜 홈런레이스는 이승엽에게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13일 심정수가 40호 홈런을 치며 41호에서 주춤하고 있던 자신을 1개차로 압박하자 다음날 바로 42호대포를 터뜨렸다.
또 8월 28일 심정수가 LG와의 연속경기에서 홈런 2개를 보태 시즌 45호로 따라붙자 29일 롯데전에서 일주일만에 시즌 47호 홈런을 추가했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이승엽은 "타이밍이 좋아 홈런을 쳤다. 욕심을 버리고 평상심을 되찾아 집중력을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잠실경기에선 SK가 두산을 3―1로 물리치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9회 등판한 SK 조웅천은 세이브를 추가해 이상훈(LG)과 함께 34세이브포인트로 구원공동1위에 올랐다. 기아는 대전에서 3―4로 끌려가던 9회초 1사후 안타4개와 볼넷1개를 보태 3득점, 6―4로 역전승하며 한화의 8연승을 저지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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