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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 관련세미나 3건 잇달아/풍납토성 축조시기 통설 뒤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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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 관련세미나 3건 잇달아/풍납토성 축조시기 통설 뒤집나

입력
2003.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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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학계의 뜨거운 쟁점인 한성 백제의 성립과 풍납토성 축조시기를 둘러싼 논쟁이 관련 학술회의에서 잇따라 전개될 전망이다. 한신대 학술원은 26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한성기 백제의 물류시스템과 대외교섭'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열며, 한국고대학회도 29일 암사동 선사주거지 원시생활전시관에서 '온조와 초기백제'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연다. 또 서울경기고고학회가 12월5일 한양대에서 '한성백제 연구성과 점검 학술대회'(가칭)를 열 예정이다. 일련의 학술회의에서는 1997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해온 풍납토성 유물과 자료에 대한 연구성과가 쏟아지면서 기존 통설을 뒤집을 수도 있어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한성백제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왕성 위치와 관련, 풍납토성이 '하남 위례성' 또는 '한성'으로서 왕성이었는지 여부와 풍납토성의 축조 시기가 몽촌토성보다 이른 기원 2세기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느냐이다. 이 중 왕성논쟁은 풍납토성이 몽촌토성과 함께 남성과 북성 역할을 했다는 설과 풍납토성설로 압축되고 있다. 하지만 풍납토성 축조 시점에 대해서는 3세기 이후라는 주장과 2세기말 이전이라는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논쟁의 결과가 주목된다.

몽촌토성이 초기백제의 왕성이며, 풍납토성 축조 시점은 3세기 후반이라는 주장을 대표하고 있는 학자는 박순발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 몽촌토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논문 '백제국가의 형성연구'로 1998년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이번에 '한성기 백제도성의 문제점―풍납토성 축조시점 검토를 중심으로'와 '한성백제 연구성과에 대한 종합적 검토'라는 발표문을 통해 '풍납토성 공격'에 나선다.

박 교수는 최근 양적·질적으로 몽촌토성 유물을 능가하는 각종 토기가 풍납토성에서 대거 발굴되고 유물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그 제작 시기도 몽촌토성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소 수세적 입장에 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미사리에서 나온 동경이나 풍납토성에서 출토된 심발형 토기 등을 볼 때 아직 풍납토성의 축조시기를 끌어 올리는 것은 문제"라며 "그 동안 확인된 새 근거를 갖고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사람은 1997년 풍납토성 발굴에 참가했다가 최근 문화재청 매장문화재과로 옮긴 신희권씨. 신씨는 "풍납토성이 늦어도 기원 2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축조가 완료됐음을 보여주는 유물이 수없이 나오고 있으며 최근 경기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의 연구 성과와도 부합하는 내용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온조와 초기백제' 세미나에서는 김기섭 경기대교수의 '백제의 성장과 서부경영', 임영진 전남대교수의 '적석총을 통해 본 백제의 건국 과정'등의 논문이, 서울경기고고학회 세미나에서는 김성남 서울대 박물관 연구관의 '풍납토성, 몽촌토성, 미사리 등에 대한 조사와 연구', 김무중 기전문화재단 연구원의 '경기지역의 백제토기에 대한 검토'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 또 '한성기 백제의 물류시스템과 대외교섭'에서는 토기를 비롯한 고고학적 유물의 제작과 유통경로를 추적해 초기백제의 역사와 함께 백제의 대외관계를 규명한다. 영국 셰필드 대학의 피터 데이교수의 '과학적 분석을 통한 한성기 백제 토기의 생산과 유통' 등 6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권오영 한신대 교수는 초기백제 관련 세미나가 잇따르는 데 대해 "한국 고고학과 고대사 연구에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있는 풍납토성에 대한 연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10개년 계획으로 풍납토성 보존·관리 활용사업을 펼치고 있는 문화재청은 이달 말 풍납토성 미래마을 지역 6,000평 중 3,000평의 구간에서 시굴을 시작한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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