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동교동계가 '부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인 올 1월2일 동교동계 해체를 지시한 이후 "동교동계는 없어졌다"고 말해 왔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자신들을 정면 비난하자 이에 맞대응, 민주당 사수 의지를 과시하면서 세를 복원한 셈이다. 동교동계 의원 18명은 19일 낮 6년여 만에 공개 모임을 갖고 앞으로 당의 단합을 위해 일절 중요 당직을 맡지 않기로 하는 등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실질적으로 여전히 '민주당의 주인'이지만 기득권을 포기하며 전면에서 물러섬으로써 민주당 지지층과 관망층을 적극 포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동교동계는 모임에서 "엄동설한에 전국을 돌며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이제 와 민주당을 분열시킨 것은 당원과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라며 노 대통령을 집중 성토, 앞으로 자신들이 친노 세력의 대항마 역할을 자임할 것임을 예고했다.한화갑 전 대표가 주재한 이날 모임에는 정균환 김옥두 이협 김충조 배기선 김홍일 이훈평 최재승 전갑길 윤철상 조재환 의원, 남궁진 전 의원 등 범동교동계 18명이 참석했다. 설훈 의원은 모임 직후 "동교동계는 당을 지키고 단합하는데 헌신적으로 일하기로 했다"면서 백의종군 결정을 발표했다. 최재승 의원은 "지금껏 저쪽을 봐주느라 모임도 갖지 않고 몸조심했으나 이제는 당당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에는 신당파인 배기선 의원도 참석, "자민련에 갔을 때처럼 연어의 심정으로 간다"며 고별사를 했다가 일부 의원들로부터 "그럴려면 안 나가야지"라는 면박을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신당 창당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정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신당이고, 분당이고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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