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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로 교실은 뻘밭… 이웃학교 전전 "우리학교에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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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로 교실은 뻘밭… 이웃학교 전전 "우리학교에 가고 싶어요"

입력
2003.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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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좀 빨리 고쳐 주이소…."태풍 매미는 2학기 새 책을 받고 들떠 있던 동심마저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교과서는 떠내려가고, 교실은 온통 시커먼 뻘밭. 개구쟁이들은 이웃 학교를 전전하고 있다.

경남의 경우 전체 896개 초·중·고교 중 절반이 넘는 492개교가 수해를 입어 피해액만도 180억원에 달한다. 2학기 학사일정 차질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그나마 물이 빠진 19일부터 외형적으로는 정상수업에 들어갔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교실 8개가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유실된 마산시 구산면 구산초등 구서분교생 41명은 승용차로 30분 거리의 본교를 오가며 더부살이 수업을 받고 있다. 10명의 교사들은 자신들의 승용차로 학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통영시 한산면 한산초등 용초분교생들도 교실 6칸이 무너지는 바람에 뱃길 40분, 찻길 30분거리의 육지 학교로 이동수업을 받고 있다. 용초분교 정현재(6학년)군은 "새벽부터 배와 버스를 번갈아 타고 다니는 게 무섭다"고 말했다. 경북에서도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길안초등학교 길송분교장이 통째로 물에 잠겨 정상수업에 차질을 빚고 있고 경주시 외동중학교도 교실 천장이 태풍에 날아가 2학년생 100여명이 특별활동 교실에서 이동수업을 받고 있다.

급식소가 침수돼 급식을 중단한 학교도 있다. 위생 문제도 부담스럽고, 부식 조달도 만만찮아 급식 차질을 빚는 곳도 상당수다. 위생과 전염병 등을 우려, 일주일째 전교생 950명의 급식을 중단한 경남 마산시 산호동 합포초등학교는 평소의 6교시 수업을 4교시로 단축하고 낮 12시30분이면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있다. 경남지역 학교 가운데에는 지난 15일까지 144개교가 급식을 중단했고, 19일 현재까지도 65개교의 급식이 중단되고 있다.

시설도 엉망이 된데다 전염병 불안까지 겹쳐 이달 중순부터 내달 초순까지 집중적으로 열릴 가을운동회를 취소하거나 무기연기하는 학교들도 속출하고 있다. 창녕군 명덕·대합초등학교가 각각 19·23일 예정됐던 운동회를 아예 취소했고 25일∼내달 2일 열려던 유어·대지·장마초등 등 6개 학교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진해와 거제 통영 등지 대다수 수해지역 학교들도 운동회를 미루고 있다.

/통영·마산=정창효기자 chjung@hk.co.kr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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