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7일 광주·전남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대선 때 단일화 합의 이후 지지철회를 선언했던 정몽준 의원에 대한 소회를 처음으로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는 거래가 안 되는 사람으로, 서로 계산이 틀리다"라며 "다시 만날 수는 있겠지만 동업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어 정 의원의 지지철회 원인이 됐던 선거운동 과정에 대해서도 "(선거운동) 마지막 날 '다음 대통령은 누구'라느니 하면서 정몽준 지지자들과 김민석, 신낙균 등이 정동영을 단상에서 밀어내고 (정몽준) 지지자들로 채워 안타깝게 느껴졌다"며 "그래서 '(정몽준 외에) 정동영도 있고 추미애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동영 의원에 대해서는 "참으로 고마운 사람으로, 경쟁자의 위치에서 나를 돕는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신뢰감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조선일보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선 "이 아무개라는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가 있었는데, 우리가 1990년 3당합당으로 물먹고 있는 상황에서 (그 기자가) 이기택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우리 앞에서 '이기택 조진다, 죽이겠다'고 하더라"라며 "(기자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그래서 처음부터 싸우리라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또한 광주 5·18 기념식 때의 한총련 시위에 대해 "학생들이 원래 그런 식으로 투쟁해왔기 때문에 섭섭했지만 참을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으로 인정 못하겠다',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식의 발언은 못 참겠다"고 최병렬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측과 광주·전남지역 언론인이 협의, 기사화하지 않기로 했으나 CBS 지방 방송국이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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