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동해 "쓰레기 바다"/ 태풍에 밀려온 토사·공사자재 쌓여 어장 황폐… 어민들 출어포기 한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동해 "쓰레기 바다"/ 태풍에 밀려온 토사·공사자재 쌓여 어장 황폐… 어민들 출어포기 한숨

입력
2003.09.19 00:00
0 0

강원도 동해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형 태풍의 습격을 받으면서 물고기가 사라진 황폐한 어장으로 전락했다. 태풍 루사 때 밀려온 바닷속 쓰레기와 토사 위에 다시 쓰레기와 토사가 뒤덮여 수중 생태계가 파괴됐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자취를 감추면서 어민들은 출어를 포기하고 있으며 가까스로 배를 띄운 어민들도 빈손으로 돌아와 한숨만 내쉬고 있다.강릉시 강동면 안인리 이봉자(54·여)씨는 "17일 새벽 조업을 나갔다가 그물, 낚시가 바다 밑 쓰레기에 걸려 20만원의 손해만 보고 빈 배로 돌아왔다"며 "종전 하루 30만∼40만원의 어획고를 올렸으나 지금은 2만∼3만원어치도 못 잡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어민들에 따르면 바다 밑에는 수심 100m까지 가전제품, 나무등걸, 타이어, 공사자재 등의 쓰레기가 쌓여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밀려온 것으로 바닷속에서 1년 동안이나 썩어 심한 악취를 내고 있다. 여기에 루사 수해 복구를 위해 산더미처럼 쌓아둔 흙더미와 공사자재가 이번 태풍으로 대거 쓸려가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삼척시 근덕면 덕산어촌계장 우종술(58)씨는 "바닷속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토사와 쓰레기가 쌓여있다"며 "바다 밑바닥에 주로 사는 가자미 등이 사라졌으며 도루묵만 간간이 잡힐 뿐"이라고 낙담했다. 약간 멀리 나가 임면수를 잡더라도 척당 어획량은 2, 3상자에 불과하다고 우씨는 말했다.

안인어촌계장 이학진(60)씨는 "어촌계 소속 어선 45척 가운데 조업에 나선 선박은 10여척에 불과하고 어획량도 보잘 것 없다"며 "그물을 쳐도 바닷속 쓰레기에 걸려 손상이 심하다"고 말했다.

강릉시 남항진항은 포구 입구가 토사로 막혀 출어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남항진항은 루사 때도 입구가 10개월 이상 막혀 어민들이 조업에 큰 지장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수입이 급감, 자녀 학비와 공과금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어민들은 "당국은 토사와 쓰레기 유입만으로 어획량이 감소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보상은커녕 별다른 대책을 강구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강릉=곽영승기자 yskwa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