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허리케인 '이사벨'이 18일 미 동부 해안에 상륙, 노스 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주 일대에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에 따라 20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비상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사벨의 중심부가 18일 정오께 노스 캐롤라이나주 해안에 도착해 워싱턴 서쪽을 따라 버지니아주로 이동하고 있다"며 "리치몬드, 버지니아, 워싱턴 등의 도시에서 강풍에 따른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발생 초기 최대 규모인 5급이었던 이사벨은 2급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강력해 광범위한 지역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허리케인의 통과가 예상되는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메릴랜드, 뉴저지, 워싱턴 일원 등 미국 동부지역에 17일 오후부터 일제히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
연방 정부 등 워싱턴 일대의 관공서는 18일 업무 중단 조치를 결정했으며, 연방 의회도 청문회 일정 등을 모두 취소, 19일까지 산회한다고 발표했다. 워싱턴과 버지니아주와 매릴랜드주 일원의 각급 학교들도 임시 휴교 조치를 17일 밤 긴급 통보했다.
또 워싱턴으로 들어오는 지하철과 연계 버스 운행도 18일 오전 11시부터 일제히 중단될 예정이다.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압둘라 이븐 후세인 요르단 국왕과 면담 예정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8일 오후 늦게 백악관을 떠날 계획이던 일정을 당겨 17일 밤 이동했다.
앞서 버지니아 주 노포크 기지에서는 정박중인 전함과 잠수함 등 40척이 이미 기지를 떠나 다른 해역으로 대피했으며 해군은'로널드 레이건'등 두 척의 항공모함을 포함, 이동이 어려운 30척의 전함에 대해서는 최대한 견고하게 부두에 정박하도록 조치했다.
노스 캐롤라이나주에서는 해안가 주변의 주민 10만 명이 이미 소개됐으며, 버지니아 비치 등 해안가 일대 주민 10만명에게도 강제 소개령이 내려지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속속 취해지고 있다.
송유관을 통해 하루 평균 9,300만 갤런의 가솔린, 난방유, 제트유 등을 대서양 연안 동부지역 도매상들에게 공급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이사벨 상륙에 대비, 이미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와 노포크로의 공급을 중단했다.
주민들도 강풍과 강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했다. 워싱턴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건물과 주택 창문을 막을 널빤지와 강력 접착 테이프, 비상 식량을 사기 위한 행렬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또 정전 사태가 며칠간 계속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옴에 따라 비상발전기와 전지, 손전등, 양초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포토맥 강 주변의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주민들은 시에서 지급한 모래주머니 2,000여를 쌓으며 침수에 대비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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