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명의 작가가 독립된 개인 부스를 통해 1,000여 점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대형 전시인 제3회 한국현대미술제(KCAF·카프)가 19∼28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2001년부터 매년 열리는 카프는 현재 한국미술을 견인하고 있는 원로, 중진부터 30대 신예까지 대표적 작가들의 작품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애호가들에게 미술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한꺼번에 주겠다는 뜻에서 기획된 아트페어 형태의 전시다. "미술은 고품격의 예술상품이어야 한다. 전래의 구멍가게식 방법, 늘 똑 같은 작품과 몇몇 인기작가에 의존하는 구태의 방식으로 우리 미술계는 소생할 수 없다." 박영덕화랑과 함께 카프를 공동주최하는 류석우 월간 미술시대 대표의 말처럼 침체에 빠진 국내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 모색의 의지도 담겨 있다.
전시는 회화 조각 입체영상 사진 도예 섬유 등 각 장르 작가들의 작품을 현대미술에 대한 접근방식에 따라 '추상적 이미지' '형상적 모티프' '구상적 테마'의 세 가지로 나누었다.
'추상적 이미지'에는 싸리나무로 작업하는 작가 심수구,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순환을 미니멀한 화면에 담는 정현숙, 동선 작업으로 알려진 정광호, 올해 시카고 아트페어에서 각광 받은 김찬일 등의 작품이 나온다. '형상적 모티프'에는 한지 작가 함섭, 보리밭 그림의 안병석, 삼베에 옻칠로 작업하는 이정연과 대표적 한국화가 김병종, 김선두 등이 망라됐다. '구상적 테마'에는 해학 넘치는 돼지 그림의 최석운, 환상적 색상의 봉제 오브제 작업으로 알려진 김선래, 조각가 이경재 국경오가 포함됐다.
작고한 거장 남관의 대표 작품전을 비롯한 특별전도 화려하다. 백남준, 김창열, 박서보의 작품이 현대미술 거장전으로 소개된다. 후앙 미로, 에릭 오어, 탐 베슬만 등 현대미술 대가들의 작품과 함께 독창적 사진작업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의 스탄 형제, 대리석 책 조각의 이탈리아 작가 니코 콜레, 일본의 추상작가 이타타니 미치코 등 세계 화단이 주목하는 중견들의 작품도 관심을 끈다. 아프리카 세라믹 미술전도 흥미로운 볼거리고, 젊은 조각가 유대균은 현장조소전을 열어 흙 다루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며 조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최근 전면적 수리를 거쳐 재개관, 오후 8시까지로 관람 시간을 연장한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카프는 미술을 사랑하는 관객, 컬렉터가 현장에서 작가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매일 100번째 입장객에게는 판화 등 선물도 준다. 문의 (02)580―1641, 544―8481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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