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16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등 대정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에 대해 재계에서 조차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태풍 피해 복구, 이라크 파병논란, 북핵 문제 등 국가적인 위기상황에서 각 경제주체가 단합해야 할 시점에 재계가 오히려 '리더십 흔들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것.
이 같은 비판은 현재의 전경련이 특정그룹과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재계일각의 불만과도 연관돼 향후 전경련의 위상과 기능재정립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회장단은 이날 경제위기를 극복하기위한 특단의 대책을 촉구하면서 대통령의 리더십부재를 강력히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재계관계자들은 17일 "전경련이 국민의 정부 후반부터 정부에 대해 온갖 비판을 쏟아내던 버릇을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회원사들에게는 시원하고 듣기 좋은 말일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회원사들에게 득이 되는 주장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회장단이 박정희 전대통령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한 것도 개발독재시대 향수에 젖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분식회계 파문 및 비자금 의혹 등으로 위기에 몰려있는 손길승 전경련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신임하고, 일부 총수는 "손회장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는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져 회장단의 도덕적 해이마저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는 전경련이 최근 윤리경영을 확산을 위해 부당한 정치자금 제공 중단 등 정경유착 단절을 선언한 것과도 배치되는 행태라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적 재난을 당해서 각계각층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위기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단합해야 하며, 기업들도 정부와 합심해서 경제회복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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