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주천 사무총장과 임진출 의원은 현대 비자금 사건 수사를 위한 검찰출두 요구를 거부해선 안 된다. 특히 두 의원의 검찰출두를 당이 앞장서 말리는 모습은 더더욱 기가 찰 일이다. 홍사덕 총무는 "검찰이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이들을 두둔했다고 하는데, 대단한 시대착오다.검찰은 한나라당 의원들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에 대해 이미 소환, 조사했다. 유독 한나라당이 이를 거부하는 이유는 어디를 둘러봐도 정당성을 찾기가 어렵다. 오히려 검찰의 독립적 수사행위를 옹호하고 격려해 줘야 하는 게 야당의 직무이다. 원내총무가 직접 나서 검찰 출두 거부를 지시하다시피 하고, 이를 마치 당론인 양 몰아가는 것은 당의 이익에도 어긋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두 의원에 대한 조사를 특별히 야당 탄압의 기미로 여길 만한 근거도 없어 보인다. 국회 정무위 소속인 이들은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증인출석을 무마하기 위한 현대측의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 비자금 수사가 어떻게 시작돼 여기까지 이르렀는가는 긴 말이 필요 없다. 수사는 철저해야 하고, 비리는 밝혀 처벌할 것은 처벌해야 한다. 떳떳하다면 검찰에 나가 명쾌하게 입증하면 된다. 사안 자체는 매우 간단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비리혐의를 받는 소속의원들을 납득 못할 이유로 감싸도 될 만한 상황이 아니다. 60대 용퇴론까지 나오는 진통을 왜 겪어야 하는지는 당을 이끄는 지도부가 가장 깊이 새겨야 할 것으로 믿는다. 하물며 방미 중인 대표를 대신하고 있는 원내총무가 얼토당토않은 비리방어를 자임해서야 되겠는가. 소장 의원들의 반발과 성토는 당연하다. 두 의원은 오늘로 통보된 대로 검찰에 출두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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