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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새만금 2·4공구 보강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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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새만금 2·4공구 보강공사

입력
200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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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를 앞둔 9일 비응도와 야미도 사이 새만금 4공구 방조제 보강공사 현장. '제한속도 20㎞'라는 원형 표지판이 서 있는 제방 위로 먼지를 뒤집어 쓴 대형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빨리 빨리!" 현장 감독자의 다급한 독려 속에 둑 인근 바닷가에 정박한 대형 바지선 위에서는 포크레인 1대가 암석을 부지런히 바닷물 속으로 쏟아 붓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10월이 되면 집채만한 바위도 떠내려 갈 만큼 강한 파도가 일기 때문에 보강공사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6월10일 최종 물막이 공사의 완공을 전후해 이 구간은 환경단체 회원들의 시위, 주민들과 환경단체 회원들간의 대치로 조용할 날이 없던 곳. 이후 법원이 공사중지 가처분 결정을 내림에 따라 잠정 휴전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기도 했으나 공사중지 결정 직후 법원이 보강공사를 허용, 이곳은 환경단체와 농림부가 벌이는 설전의 현장으로 계속 남아 있다.

보강공사냐 전진공사냐

7월 서울행정법원의 새만금 간척사업 중지 가처분 결정 이후 현재 본안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환경단체와 농림부 사이에는 또 다른 논쟁이 불거졌다. 물막이 공사가 끝난 4공구와 개방돼있는 2공구에서 이뤄지고 있는 보강공사가 화제의 중심이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 이후 농림부는 "공사를 중단하면 방조제 유실로 이어진다"며 보강공사를 요구했고 법원은 의견조회 회신을 통해 '추가적 물막이 공사의 진행을 금지하는 대신 해일 파랑으로 인한 유실을 막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2공구와 4공구 방조제 보강공사를 허용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환경단체들은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가 대형 바지선 2대와 포크레인을 동원, 돌을 쏟아 붓고 있다"며 "이는 바닷물을 막으려는 사실상의 전진공사"라고 주장했다. 반면 농림부는 "기초지반의 유실을 막기 위한 바닥보호공 보강공사"라며 자료를 공개한 환경단체 관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환경단체는 이에 맞서 "농림부의 공사는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무력화 시키는 불법행위" 라며 농림부 장관 등을 공유수면매립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공사 성격을 둘러싼 공방은 양측의 맞고소·고발로까지 이어졌다.

2공구는 보강공사, 4공구는 논란중

전문가들은 2공구 단부(斷部) 개방구간의 공사에 대해 대체로 보강공사라고 보고 있다. 환경단체가 전진공사를 했다고 주장하는 2공구 신시도 방향 1.1㎞ 구간은 총연장 33㎞인 새만금 방조제 개방구간 2곳중 하나로 2002년말 이후 해수에 의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이 구간의 해수속도는 초당 평균 3.5m로 매우 빨라 기초지반의 침하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곳의 해저 수심은 1998년 27.8m에서 2002년에는 31.1m로 깊어졌다. 2공구 방조제 축조의 첫단계인 97년 바닥보호공 공사 이후 해저 지반이 4m 가량 침하한 셈이어서 농림부가 말하는 '바닥보호공 보강공사'가 실제로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면 4공구 공사의 성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현재 4공구 방조제 공사는 방조제 축조의 2단계인 1차 사석 투입단계. 물막이 공사 이후 서해안 쪽의 조류로부터 방조제를 보호하기 위해 돌망태 암석 등이 투하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현재의 공사 과정이 '방조제 축조과정' 과 일치한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다. 농림부가 가처분 결정 이전에 법원에 제출한 '방조제 축조 순서도'와 가처분 이후 제출한 '방조제 보강공사 개념도'가 동일한 것으로 사실상 방조제 완성공사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군산대 토목공학부의 김경수 교수는 "통수단면이 줄어든 상황에서 방조제를 쌓아둔 채 그대로 두면 지반의 세굴현상으로 인해 방조제 전체의 유실위험이 있다"며 농림부의 주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원광대 토목공학과 정신택 교수는 "토목공사에서 '보강'의 개념은 원래 축조하려는 단면에 다른 것을 추가한다는 개념"이라며 "현재 공사는 전진공사의 설계도면대로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농림부의 보강공사 주장을 일축했다.

/새만금=이왕구기자 fab4@hk.co.kr

■ "새만금 반대" 군산 온누리교회 임춘희 목사

"갯벌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주민들이 날로 늘어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새만금 방조제가 시작되는 군산 북쪽 내초마을 온누리교회의 임춘희(41·사진) 목사는 6년간의 지난한 지역 환경목회활동이 떠오른 듯 긴 숨을 내쉬었다.

임 목사는 이 마을에 1997년 부임했다. 새만금과 미군기지, 폐기물 공공처리장, 쓰레기 매립장 등으로 포위된 마을을 보면서 목회활동의 중심을 환경의식 제고에 두기로 했다. 99년, 2000년 당시만 해도 홀로 상경투쟁을 하며 새만금 반대시위를 했지만 이제는 새만금 반대운동의 주체가 청년회, 부녀회 등으로 바뀌었다. "나라가 우리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순진하게 믿었던 주민들은 이제 새만금 사업의 부당성을 토론하고 '우리 지역은 우리가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 목사는 "주변 다른 마을로 이 활동을 확산시키고 싶지만 높은 지역주의 장벽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내초마을은 주민의 80%가 갯벌에서 패류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120세대의 작은 마을. 임 목사는 6월 새만금 4공구가 막히면서부터 내초마을에 토사가 밀려와 '죽뻘(죽은 갯벌)' 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전만 해도 부안쪽에서 올라온 바닷물이 내초마을 앞에서 빠져나가면서 갯벌을 형성했지만 해수유통이 막히자마자 조류가 약해져 내초마을 앞에 토사가 쌓이고 있는 것. 임 목사는 "4, 5년전만해도 지천이던 비응이며 바지락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올초까지만 해도 쉽게 잡았던 맛 마저 이제는 귀해졌다"며 "하루 10㎏의 조개를 캐던 사람들이 이제는 2∼3㎏도 못 건진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6월 이후 조개류 채취가 힘들어지자 노인들은 아예 일손을 놓았고 젊은이들은 인근 폐기물 처리장 등으로 나가 월 50만∼60만원을 받고 청소 등의 잡역으로 호구지책을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5월 군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로 취임한 임 목사는 "방조제 공사만으로 보면 80% 이상 진행됐지만 전체 공정으로는 20% 정도에 불과해 아직도 용도 변경은 가능하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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