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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 저 생각/땜질식 대책으로 태풍피해 연례화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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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 저 생각/땜질식 대책으로 태풍피해 연례화돼

입력
200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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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태풍과 그로 인한 피해는 매년 예외 없이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 된다. 같은 지역이 해마다 비슷한 피해를 입는 건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관료나 정치인들은 태풍이 올 때마다 철저한 재발 방지와 대비책을 강조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피해는 엄청났고 정치인들은 일부 피해지역을 방문해 빠른 복구 약속만을 내놓을 뿐이다. 아마 그게 매년 되풀이되는 우리의 대책인지도 모른다.

왜 고작 이런 대책밖에 내놓지 못하는가? 곰곰 생각해보고서야 까닭을 알았다. 정부의 대책은 항상 임시미봉책인 때문이다. 얼마 전 판교지역에 1만평 규모의 학원단지를 만들어 강남의 집값을 잡아보겠다는 정부의 발표도 태풍 피해를 연례행사로 만드는 것과 동일한 졸속 행정의 한 예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 서울 근교 순환도로 건설 중단이나 여러 해 동안 지속되어오다 중지된 새만금도 같은 이치다.

국가 정책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머리 좋은 분들에게서 중장기적인 근본 대책은 왜 나오지 않을까? 만일 지난 해 태풍 피해 이후 관련부처와 지방관서에서 집중적으로 사전 조사를 하고 태풍 대책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추진했다면 지금처럼 참혹한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지금이라도 관련부처가 합동으로 원인을 찾아 반 영구적인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건설, 행자, 해양, 농림부 등이 한 팀이 되어 매년 지역별로 침수, 산사태, 지반취약, 하천 범람 등을 확인하고 종합보완대책을 수립, 시행한다면 졸속 보수 또는 땜질식의 후속조치는 없을 것이고 매년 반복되는 국민의 아픔도 적어지리라 생각한다.

태풍 매미를 계기로 하루 만에 발표되는 즉흥적인 땜질식이 아닌,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기대해 본다. 최소한 내년에는 이런 피해가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게 국민을 안심시키고 편안하게 해주는 참여정부의 의무가 아닐지. 태풍 피해로 고생하시는 분들의 아픔이 하루 빨리 해소되길 바라며….

/황규동·hwangkyud@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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