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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쏠쏠한 "경기장 이름"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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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쏠쏠한 "경기장 이름" 장사

입력
200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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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스포츠 비즈니스'는 종목을 막론하고 경기장 없이는 성립될 수가 없다. 또 많은 관중을 동원해 입장수입이나 매점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좋은 시설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월드컵 경기장건설에서 보았듯이 최신경기장 하나 짓는 데는 만만찮은 돈이 들어간다. 수천억 원이나 되는 경기장을 프로구단이 직접 세워서는 채산 맞추기가 불가능하다.자치단체 역시 경기장 건설보다는 교육, 주택, 의료, 도로 등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유치만 하면 막대한 경제적효과가 발생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치르기 위한 경기장이라면 모르지만 관람스포츠 용도의 경기장 건설에 정부예산을 투입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고안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경기장 이름 사용권(Naming Right) 판매 사업이다.

국내는 아직 생소한 사업이지만 미국 대도시의 경기장이름은 연간 약 96억원 정도에 팔릴 정도의 경기장건설 재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공 스포츠시설에 지명이나 유명인사, 혹은 홈팀의 이름이 아닌 기업이름을 붙인 원조는 1926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홈 구장이었던 '위그맨 필드'를 구단주이름이자 회사 이름을 따서 바꾼 '리글리 필드'로 알려져 있다.

요즘처럼 이름사용권에 대한 대가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경기장에 기업이름을 붙인 최초 사례다. 미국에서 돈을 받고 이름을 판 최초의 경기장은 미프로풋볼리그(NFL) 버팔로 빌스의 홈 구장인 '리치 스타디움'으로 알려져 있다. 1973년에 성사된 이 경기장 스폰서십 계약은 리치 사가 25년간 매년 18억원씩 이름사용료를 에리(Erie) 카운티에 지불한다는 조건이었다. 이처럼 이름판매사업이 시작된지는 오래지만 1990년 이전까지 미국 4대리그의 경기장에 기업이름을 붙인 구장은 단 4개에 불과했다.

그러다 1990년 이후부터 이름장사가 성행하게 된 이유는 자치단체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경기장건설로 프로구단이나 스포츠이벤트의 유치를 원하는 자치단체는 납세자의 부담을 덜어줄 재원이 필요했고 기업은 비용면에서 경기장이름이 효율적인 광고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이 경기장이름 사용권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경기장 수가 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구입하게 되면 다른 경쟁사가 이를 모방하거나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과 뉴스로 자주 보도된다는 점에 있다.

미국에서도 초창기에는 자치단체가 소유한 경기장의 이름을 일반기업에 판다고 하면 정치적인 이슈가 되곤 했지만 지금은 경기장을 짓기 전에 이름부터 파는 것이 보편화 되어있다. 이름이 팔릴만한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거나 새 경기장을 지을 자치단체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업이 아닐 수 없다. 또 적당한 가격이라면 경기장이름에 매력을 느낄 국내기업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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