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관계자는 15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청 내용을 비교적 소상하게 공개하고 "정부가 시간을 갖고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여유를 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재정부담은 누가 지나.
"(미국이) 독자적인 작전수행을 언급한 만큼 자비 부담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파병된 18개국 다국적군도 기본적으론 자비로 주둔하고 있다."
―파병 규모는.
"우리의 주권적 결정인데 미국이 몇 명이라 얘기할 사항이 아니다. 다만 폴란드 모델을 제시했다. 1만명 정도는 아니다. 정규사단이 아니라 1개 여단에 사단사령부, 수송, 통신, 행정 부대가 합쳐지면 사단급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결정시기는.
"미국으로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하는 것을 희망하나 주권 사항이므로 우리가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내달 APEC 한미정상회담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미국측이 대통령을 만나고 공식 요청한 것인가.
"대통령을 뵌 일은 없다. 부시 대통령이 윤영관 장관을 만났을 때도 이라크의 '이'자도 나오지 않았다."
―미군 재배치 논의와 연계하는가. 우리에 대한 반대급부가 분명치 않다.
"전혀 별개 문제라는 점을 다시 말한다. 연계돼 있지 않다. 반대급부라고 생각말고 파병 자체가 우리 국익, 국제사회 위상, 한반도 안보 평화에 기여하느냐를 봐야 한다. 미국과의 흥정이 아니라, 그 자체로 결정할 문제다."
―유엔 결의안이 변수가 되나.
"하나의 고려요소는 될 수 있으나 전부는 아니다. 복합적인 국내외 정세 동향, 한미관계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한다."
―언제까지 주둔해야 하나.
"장기간은 아닌 것으로 안다. 미국도 조만간 이라크에게 통치권 등을 넘기는 준비를 하고 있다. 과도적 임무가 아닌가 싶다."
―이라크 민간정부 출범까지 1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대략 그런 정도다."
―유엔에서는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미국은 다국적군이 유엔의 위임을 받고 미군 사령관이 총지휘하는 한국전쟁 방식을 생각하고 있고, 그런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다. 프랑스는 유엔 주도의 구성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지켜봐야 한다."
―미국쪽에서 우리가 파병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2사단을 감축하고 이라크에 배치한다는 얘기를 한다는데.
"그런 소문 들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 거듭 부탁하는데 아주 중요한 문제 이므로 경쟁적으로 추측하지 말고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에게 차분하게 검토할 시간적 여유를 달라. 나는 이 시점까지 우리 정부가 아는 모든 것을 말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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