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을 기피한 이집트 의회 의원들이 무더기로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다.이집트 의회 법사위원회는 병역 기피 사실이 드러난 15명의 의원직 박탈을 권고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법사위는 합법적 사유가 없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의원들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자격 박탈 결정을 내린 뒤 자체 조사를 벌여왔다.
법사위가 1차로 의원직 박탈 대상자로 선정한 이들은 모두 집권당인 국민민주당 소속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운명은 11월 소집되는 정기의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재적의원 3분의 2가 찬성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된다.
이번 사건은 2001년 한 시민이 병역 기피 의원을 상대로 의원직 박탈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내면서 비롯됐다. 상당수 의원들의 병역기피 의혹으로 논란이 확산된 뒤 행정법원은 이들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고 뒤이어 헌법재판소도 비슷한 결정을 했다.
하지만 병역 기피 의원들은 벌금 500 파운드(한화 10만원)를 내면 병역을 마치지 않아도 피선거권을 인정한다는 법 조항을 근거로 들어 반발하고 있다. 국민민주당은 의회 전체 454석 가운데 410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실제로 해당 의원들의 자격 박탈 표결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문제 의원들의 도덕적 타격은 치명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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