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매미'는 문화계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문화재청은 15일 집계 결과 191건, 약 88억8,000만원의 문화재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사적 355호인 담양군 금성산성 성곽이 일부 무너지고 주요 유적지 주변의 삼림 등 경관이 훼손되는 등의 피해가 잇따랐으나 다행히 중요 문화재의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북 내륙지역의 피해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어 최종 피해는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20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 설치한 텐트극장 '빅탑'에서 공연될 예정이던 뮤지컬 '캣츠'가 12일 저녁 공연을 앞두고 불어 닥친 강풍으로 파손돼 남은 부산 공연 일정이 취소됐다.
설앤컴퍼니(대표 설도윤)는 "텐트극장이 초속 40m 정도의 바람까지는 견딜 수 있게 설계됐는데 초속 50m에 이르는 강풍이 불면서 각종 파편이 날아와 텐트가 군데군데 찢겼고 장비가 비에 젖었다"고 밝혔다.
추정 피해액은 30억원, 공연 취소로 인한 피해액은 1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설앤컴퍼니측에 따르면 '빅탑'은 행사종합보험 중 풍수제위험특약에 가입돼 있어 보험처리를 협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27일∼10월5일), 대구(10월11일∼11월1일) 공연도 연기됐다. 예매권은 환불 조치된다. 공연은 호주에서 겨울용 블랙텐트를 들여와 기둥 등 손상을 입지 않은 부분과 결합하는 재정비를 거쳐 5주 정도면 재개될 예정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 제작사인 강제규필름도 경남 합천군 2만평 부지에 건설 중이던 세트 일부가 파손되는 손해를 겪었다.
강제규필름에 따르면 당초 이 세트는 10월말까지 40개 동이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집중 호우로 5, 6개 동이 파손됐다.
영화사 관계자는 "추석과 태풍으로 영화 촬영일정이 중단된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며 "파손된 세트를 빠른 시일에 복구, 내년 초 개봉 일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우기자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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