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대풍, 여자는 사상최악의 흉작.'한국 남녀유도가 14일 막을 내린 2003 일본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명암이 교차했다. 남자가 뚜렷한 간판스타가 없는 가운데 황희태(24·마사회), 이원희(21·용인대), 최민호(22·창원경륜공단)의 선전으로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반면 여자는 '노메달' 수모 속에 역대대회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이 종주국 일본(금 6개)에 이어 종합2위에 오르며 유도강국의 체면을 세울수 있었던 것은 새얼굴을 앞세운 남자팀의 선전덕분이었다. 전기영(대표팀 트레이너) 조인철(용인대교수)의 은퇴 이후 간판스타 부재로 세계무대에서 맥을 못췄던 남자팀은 이번대회를 통해 황희태, 이원희, 최민호 등 새로운 스타들이 출현,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특히 1년 앞으로 다가온 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전초전 격인 이번 대회에서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확실한 금메달후보가 없어 애를 태우던 남자유도는 이번대회를 계기로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최소한 1,2개의 금메달을 노릴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유도인들의 생각이다.
남자유도가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권성세(47)감독의 지도력 덕분이라는 게 유도계의 일반적인 시각. 권 감독은 98년 6개 전국대회 단체전을 모두 석권, 보성고를 고교 유도사상 전무후무한 47연승의 대기록으로 이끈 기술유도의 대가로 꼽힌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노골드의 참패 후 한국 남자유도의 재건을 위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권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명장으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는 평가이다.
권감독과 호흡을 맞춘 윤용발 코치는 '미완의 대기' 황희태를 타고난 힘에 기술을 가미시켜 90㎏급에서 예상밖의 금메달을 가능케 한 숨은 주역이다.
그러나 여자팀은 금메달 0순위로 꼽히던 조수희(22·마사회)가 78㎏급 1회전 탈락하는 부진 속에 단 1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해 올림픽 메달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63㎏에 출전한 이복희(인천동구청)가 이번 대회 5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직행 티켓 1장을 얻은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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