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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와 신당… 누가 여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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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와 신당… 누가 여당이야"

입력
2003.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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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분당 사태 때문에 당정협의체제, 여야 관계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잔류 민주당과 신당 중 누가 여당인지가 논란이 되면서 정부와 야당은 누구를 각각 당정협의와 여야 협상 대상으로 삼을지를 놓고 혼선이 일고 있는 것이다.우선 당정관계의 경우, 국무총리 훈령상 당정협의 주체는 대통령이 당적을 가진 정당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는 한 민주당이 법적으로 당정협의 주체가 된다.

그러나 신당파는 "20일 교섭단체 구성 후 독자적으로 예산심의와 국정감사에 임하겠다"며 당정협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바른정치모임' 이 장관들을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열었던 것처럼 '임의 당정협의회'를 갖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이해찬 의원측은 "민주당과 정책공조 형식으로 당정협의를 할 수도 있다"며 오히려 신당이 주(主)고, 민주당은 부차적 존재라는 논리를 폈다. 정동영 의원은 "당정협의는 대통령의 당적과 연결된 사안으로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으로 상황을 정리해 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여야 구분 없이 각 당과 자유롭게 정책협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당 잔류파는 "당정협의 주체는 민주당"이라고 못박으면서 정책위의장 후임 인선을 서두르기로 했다. 조순형 의원 등 중도파는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정기국회 중 무책임하게 사퇴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부의 처지도 곤혹스러워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부가 민주당과 신당의 눈치를 보거나 양당간 정책차이로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도록 대통령이 지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도 "각 부처도 당정협의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혼란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예상 밖으로 빨리 신당파가 교섭단체를 만들기로 하자 당장 정기국회에서 누구를 여당으로 삼아 대화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여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기 국회가 지리멸렬할 경우 다수당인 야당이 비난을 뒤집어쓰지 않을까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당장 최병렬 대표가 의욕을 갖고 추진하던 '국가전략산업특위' 구성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4일 청와대 5자 회동에서 여야 정책위의장과 정부 관계자가 특위 구성을 위한 실무 논의를 하기로 했지만 여당 분열로 실무회의가 언제 열릴지 불투명하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노 대통령의 조강지처인 민주당과 정책을 협의해야 하는지, 아니면 노 대통령의 애인인 신당과 거래를 해야 하는지 우리로선 참 어렵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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