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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톡톡 튀는 새학기 이색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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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톡톡 튀는 새학기 이색강의

입력
2003.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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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공포증 학생을 위한 심리치료 강의, 청각장애인 2명만을 위한 강의 등등….'대형 강의실에서 연로한 교수가 마이크를 잡고 강의를 하던 고전적인 방식에서 탈피, 소수 학생들만을 위한 강의 등 대학가에 색다른 강의가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한양대가 이번 학기부터 개설한 '자기 치료(Self-Therapy)'가 대표적. 병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대인공포증이나 무대공포증이 있어 평소 사람들 앞에 서기를 두려워 하는 학생들의 심리치료를 돕기 위한 교양강의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심리치료도 받고 2학점도 얻을 수 있다.

20명 정원의 4배에 달하는 80여명이 수강신청을 할 정도로 대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자가 진단서'를 받아 선별하는 과정까지 거쳤다. 이 수업을 듣고 있는 한양대 법학과 4학년 허윤정(25·여)씨는 "평소 많은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가슴이 두근두근 뛸 정도로 두려움이 많아 수업을 신청하게 됐다"면서 "한 학기 뒤 바뀔 내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의를 맡은 강사 김완일(39)씨는 "강의 첫 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다면적 인성검사와 표준화 인성검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 개개인에 맞는 치료를 해 나갈 생각"이라며 "수업은 주로 주말을 이용해 1박2일 워크숍을 떠나는 등 자유롭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이 이번 학기 처음 개설한 '청각장애학생 실용영어회화' 강의도 색다르다. 1주일에 한차례 오직 청각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인데 수강생은 2급 청각장애인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2학년 정봉식(21)씨 등 2명뿐이다. 교수 한명이 마치 일대일 과외를 하듯 이들을 지도한다.

대학측은 "두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오직 둘만을 위한' 수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교수님으로부터 개인 수업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 청각장애인도 유창한 영어회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한양대는 이와 함께 지체장애인을 위해 '재활체육' 강의도 개설했다. 현재 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4학년 박지효씨 등 지체장애 학생 5, 6명은 매주 토요일 경기 분당에 위치한 수중재활클리닉에서 수중치료와 함께 수영을 배우고 있다. 강의를 맡고 있는 정병국 한국수중재활운동연구소장은 "수영을 배움으로써 장애 학생들이 재활을 위한 체력도 키우고 심리적인 자신감도 얻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청각장애학생 실용영어회화'와 '재활체육' 강의 둘 다 소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커리큘럼과 시간표를 짜는 것도 일반 강의와 달리 훨씬 유동적이다. '청각장애학생 실용영어회화'의 경우 아예 정해진 기한을 못박지 않고 두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꾸준히 진행될 예정이고, '재활 체육' 역시 학생들의 재활 정도에 따라 수업 내용을 그때그때 정하기로 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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