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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여자가 길들인 마지막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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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여자가 길들인 마지막 동물

입력
2003.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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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회에 이어) 철학자 윌 듀란트는 인류가 문명화하는 과정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문명을 위한 최초의 토양인 농업은 아마도 여자가 발전시켰을 것이다. 그녀는 열매나 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에서 싹이 트는 것을 알아챘다. 남자들이 동물 먹이를 사냥하러 나가 있는 동안 그녀는 동굴이나 오두막 주위에 시험적으로 끈질기게 씨앗을 심었다. 그녀의 실험이 성공하자 배우자는 자신과 다른 남자들이 힘을 합쳐 외부의 공격을 막아낼 수만 있다면, 자신도 불확실한 사냥이나 유목의 행운에 목숨을 거는 대신, 여자들과 함께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남자는 집과 정착 생활에 적응하였다. 여자들은 먼저 양, 개, 나귀, 돼지들을 길들여 가축으로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남자를 길들였다. 남자는 여자가 마지막으로 길들인 동물로, 마지못해 부분적으로만 문명화하였다. 남자는 천천히 여자에게 사회적 특질을 배워 익혔다. 가족에 대한 사랑, 친절, 절제, 협동, 공동체 활동 등이다. 이제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자질이 사회적 미덕이 되었다. 내 생각에 이것이 바로 문명의 시작이다."

어쩐지 달만 보면 짖고 싶더라니.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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