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도 어김없이 전국적으로 생생한 민심이 표출됐다. 귀향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여야 의원들은 "노무현 정부의 국정 운영 및 신당 창당, 한나라당 물갈이론이 집중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고 전했다.노무현 정부 국정 운영
여야 의원 모두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운태(광주 남구) 의원은 "호남지역 경제는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실망감과 허탈감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원성(충북 충주) 의원도 "경제가 좋지 않고 농사가 흉작이라 그런지 'DJ는 당선되자마자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부쳤는데 현 정권은 뭐 하느냐'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신당파인 정세균(전북 진안·무주·장수) 의원 역시 "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우회적으로 질타하는 민심을 전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심이 나빠도 너무 나쁘다"면서 정부와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상배(경북 상주) 의원은 "경제도 좋지 않고 남북문제도 잘 안 풀리는데 정부는 도대체 뭐하느냐고 야단이더라"며 "특히 정부와 여당이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김영선(전국구) 의원은 "국민들이 경제·안보·사회 불안으로 고통받게 된 가장 큰 이유로 현 정부의 무능, 오기를 꼽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신당 창당
민주당은 신당파, 중도파, 잔류파 등 각 정파에 따라 의견이 확연히 엇갈렸다. 잔류파인 박종우(경기 김포) 의원은 "대통령을 뽑은 당이 제 역할도 못하면서 당을 쪼개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얘기들이 많았다"고 지역여론을 소개했다. 중도파인 추미애(서울 광진을) 의원은 "신당운동은 정치판 놀음이라고 말했고, 신당은 노 대통령의 성급한 욕심때문인 것 같다는 여론도 많았다"며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박병윤(경기 시흥) 의원도 "신당 문제로 서민경제를 망가뜨린 민주당에 대해 분노하는 지역구민이 많다"면서 "신당 논의를 접고 국민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당파인 이상수(서울 중랑갑) 의원은 "여수 등 호남을 둘러보니 민심이 반반이었다"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지역당으로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역설했다. 이해찬(서울 관악을) 의원도 "서울에선 새 정치와 정치부패 청산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나타났다"면서 "대전 충청권도 신당에 훨씬 호의적"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신당에 대해 국민들 사이에 별 반향이 없다"고 평가절하하는 모습이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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