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윌 듀란트는 1885년 미국 메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철학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한 이 노철학자는 만년의 미완성 유작 '역사 속의 영웅들'에서 현대의 국가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대부분의 국가는 아직도 자연상태, 즉 사냥꾼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군사적 팽창은 음식, 연료, 혹은 원료를 위한 사냥에 해당한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국민이 먹고 사는 방편이다. …국가는 우리가 가진 욕심과 호전성의 본능을 원시인처럼 드러낸다. 국가는 아직 불안정하다. 국가의 탐욕은 미래의 필요와 결핍에 대한 일종의 방어다. 오직 외부가 안전하다고 느낄 때 국가는 내부의 필요성에 주의를 기울인다.'
개인은 어느 정도 문명화했을지 몰라도 국가는 그렇지 않다는 말씀. 윌 듀란트는 이라크 전쟁을 보지 못하고 죽었지만 정확하게 그 본질을 예견하고 있다. 외부가 불안하다고 느끼면 제 아무리 문명국가라도 갑자기 호전적인 사냥꾼으로 돌변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국가가 여전히, 아직도 야만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그의 통찰이 요즘 들어 더욱 섬뜩하게 느껴진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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