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 땅에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부산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이 감동의 한가위 선물을 받았다. 부산 중구 광복동의 맞춤양복점 국정사 대표 양창선(梁彰善·55)씨가 9일 부산 사상, 장림, 신평공단에 근무중인 베트남 근로자 60명에게 손수 만든 양복 한 벌씩을 추석선물로 보내온 것이다.양씨는 지난 4월 양복을 단체 주문했던 한 기업체가 부도를 내 애써 만든 옷을 폐기할 지경에 처했다. 생각 끝에 '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대표 정귀순)에 양복을 기증했다. 그러나 당시 양씨는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걸렸다. 양복을 대충 덩치에 맞게 나눠줘 꼭 맞는 옷을 해주는 양복쟁이로서 몹쓸 짓을 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한 사람씩 매장으로 불러 치수를 재 진짜 품에 맞는 새 옷을 만들어 주었다. "이제 후련하다"는 양씨는 이런 속내도 털어놓을 겸 10일 점심에 베트남인 등 외국인 근로자 80여명을 부산의 한 호텔뷔페식당으로 초청, 식사를 대접하며 정을 나눌 계획이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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