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 한나라당의 '5·6공 용퇴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소장파에 맞서 '5·6공 자부심'을 얘기한 중진의원에 대해 소장파가 다시 집중포화를 퍼붓고 중진의원도 재반격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소장파 오세훈 의원은 9일 SBS 라디오 등을 통해 "김용갑 의원이 최근 '5·6공 당시 역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한 것은 지금 상황을 탈출하고 싶은 데서 나온 초조함의 발로"라며 비판했다. 오 의원은 "김 의원은 누가 봐도 수구인데 마치 자신이 보수세력의 이념적 화신인 양 호도하고 있다"며 "이제 보수와 수구를 구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심재철 의원은 8일 성명서를 통해 "김용갑 의원의 주장은 '보수 대표'로 자처해 살아남으려는 자가발전용 몸부림"이라며 "김 의원은 '보수' 보다는 '수구·꼴통·반동'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심 의원은 또 "김 의원이 '당에 무임승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나와 지역구를 바꿔 수도권에 출마해 보라"며 "김 의원이야말로 물갈이 대상"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소장파의 집중 포화가 이어지자 김용갑 의원도 발끈했다. 김 의원은 9일 성명서를 내고 "심재철 의원이 나를 '12·12사태 실무 핵심이었다'는 등 사실을 왜곡,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려 했는데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 총선에 출마해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맞받았다. 그는 또 "소장파들이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중진들에 대해 운동권식 공격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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