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살인 사실상 영구미제로

1986년부터 91년까지 10명의 부녀자가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화성 연쇄살인사건'중 유일하게 목격자가 확보된 7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난 6일로 만료돼 이 사건 전체가 사실상 영구 미제로 남게 됐다.★관련기사 A26면

경기 화성경찰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8일 "88년 9월7일 발생한 7차 사건의 살인혐의 공소시효(15년)가 지남에 따라 화성사건은 9차 사건(90년 11월15일 발생)과 10차 사건(91년 4월3일 발생)만 공소시효가 남게 됐다"고 밝혔다. 유일하게 범인이 검거된 8차 사건은 연쇄살인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었다.

7차 사건은 88년 9월7일 오전 9시30분께 화성군 팔탄면 한 마을의 농수로에서 주민 안모(52·여)씨가 두 손이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려 성폭행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안씨는 전날 오후 9시30분께 마을입구에서 버스에서 내린후 귀가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버스운전사와 안내원은 "사건 당일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옷이 흠뻑 젖은 남자를 범행 현장부근에서 태웠다"고 진술하는 등 연쇄살인 사건 중 유일하게 목격자가 확보돼 수사에 활기를 띠었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스포츠형 머리에 신장 165∼170㎝. 오똑한 코에 날카로운 눈매의 24∼27세 가량 남자'를 현상수배하고 20만장의 전단을 전국에 배포하는 등 검거 가능성이 높았으나 결국 미제로 남게 됐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