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값 폭등을 막는 대책의 하나로 또 교육제도가 동원될 모양이다. 건설교통부는 8일 판교 신도시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학원단지를 조성하고 특수 목적고, 특성화고, 자립형 사립고 등의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은평 뉴 타운 등 강북 개발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또 수도권 도시 활성화를 위해서도 특목고 설립과 자립형 사학 유치가 거론되고 있다.결론부터 말해 사회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교육제도를 활용하려는 발상은 곤란하다. 더구나 1만평이나 되는 땅을 사설학원 단지로 지정해 사설학원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사교육을 조장하는 조치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늘날 강남지역이 교육특구가 된 것도 초창기 강남개발 정책수단의 일환이었다. 강북에 집중된 학교로 쏠리는 교통수요를 분산하고 강남개발도 돕는다는 명분으로 명문교 강남이전을 유도한 결과다. 교육문제를 순수하게 교육적 차원에서 풀지 않고, 사회적인 문제 해결의 방편으로 이용한 것이다.
이 논의에서 우리가 유의할 것은 좋은 학교를 가질 수 없는 우리나라 중등교육 제도의 단점이다. 공·사립 학교를 같은 틀 안에 넣어 모든 학교를 특색 없는 '보통학교'로 남게 한다면, 좋은 학교에 대한 국민의 갈망은 영원히 이루지 못 할 꿈이 되고 말 것이다.
방법은 사립학교에 자율권을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사학에 한해 학생 선발권과 등록금 책정권을 주고, 그 학교들에 지급되는 재정지원 예산을 공립학교에 돌리면 공·사학 서로에게 좋은 윈윈 정책이 될 것이다. 좋은 학교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를 특정지역에만 풀어주려는 발상은 교육에 관한 불신을 더욱 키우는 결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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