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金宗奎ㆍ54) 전북 부안군수가 8일 낮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내소사를 방문했다가 원전수거물(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지정 철회를 주장하는 주민들에게 8시간 동안 억류된 채 집단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었다. 김 군수는 오후 7시께 경찰에 의해 구출돼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김 군수는 오후 4시10분께부터 10여 분 동안 내소사 경내에서 주민 600여명에게 둘러싸여 몰매를 맞아 옷이 찢기고 얼굴이 피투성이된 채 쓰러졌다.
또 동행한 김동용 문화관광과장과 경호하던 경찰 10여명도 부상했다. 주민들은 김 군수가 타고 온 SM5 관용차를 뒤집은 채 불을 질러 차가 그을리기도 했다.
사찰 안에는 사복경찰 30여명이 있었지만 주민들의 폭행을 저지하지 못했으며 사찰 밖에 배치된 14개 중대 1,500여명도 경내에 진입하면 사찰에 불을 지르겠다는 주민 위협으로 속수무책이었다.
경찰은 흥분한 주민들이 김 군수가 중상을 입었는데도 “핵폐기장 신청을 철회하지 않으면 풀어줄 수 없다”며 구급차의 접근을 막자 오후 6시45분께 병력 2,000여 명을 동원해 진압작전을 펴 김 군수를 구출했다.
내소사에서 시위를 계속하던 주민들은 오후 10시께 부안 수협 앞에 집결, 부안군청으로 향하다 귀대하던 중 접촉사고로 멈춘 전경버스 1대와 경찰지휘차량(짚차), 민간인 소유 냉동차 등 차량 3대를 불태웠다.
앞서 김 군수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핵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내소사 주지 진원 스님을 만나 불교계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해 혜산 큰 스님과 대화를 나눴다.
이 때 인근 격포 주민 100여 명이 오전 10시40분께 사찰에 도착, 10여대의 차량을 동원해 길목을 막고 면담을 요구했다. 김 군수 일행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빠져나가지 못한 채 경내에 갇혔다.
오전 11시께는 변산면과 진서면 등 12개 읍ㆍ면 주민 1,000여명이 사찰로 몰려와 입구와 등산로를 봉쇄하고 시위를 벌였다.
대책위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일을 기화로 원전시설 사업을 밀어붙이면 더 큰 불행 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전담반을 편성, 채증작업 등을 통해 주동자를 색출, 엄중처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안=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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