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발표된 2005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의 핵심은 '다양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의 마련'으로 요약된다. 그 주요내용은 바로 논술고사 부활과 정시모집에서의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 비중 상승, 그리고 지역균형선발제의 도입이다. 지역균형선발제로 지역인재를 골고루 선발하는 대신 특기자전형과 정시에서는 특목고의 '실력파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물론 양쪽 가운데 특목고쪽에 더 많은 혜택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이에 대해 김완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새 입시안 발표 후 "지금까지 특목고 학생들이 제도적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입시안으로 그런 불이익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입시전문가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시에서 수능의 비중을 높인 것은 새 입시안의 중요한 특징이다. 과학고생들은 학교생활기록부의 불리함을 정시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어 기존의 불이익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서울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정시만큼은 수능을 잘 치르면 입학이 가능한 제도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을 기대할 수 없는 재수생들도 수능을 통해 정시에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반 국내 경시대회 입상이 특기자 전형 자격으로 인정되지 않는 등 기준이 엄격해진 것은 일반고교로서는 부담이지만 특목고생에게는 유리한 요소이다.
2005학년도 입시에서 인문·자연계 구분이 사라지고 고교생들의 교과 선택 자율권이 보장되는 제7차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적용됨에 따라 학생부 성적 평가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현재 전 과목을 종합해 60등급으로 산정되는 평균석차 백분율이 없어지는 대신 5∼10등급으로 나뉘는 과목별 석차 등급제가 시행된다. 내신성적의 변별력이 크게 줄어 수능의 비중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이 역시 특목고생들이 바라던 바이다. 인문·사회계열 등에서 시행되는 논술 역시 특목고생에게 유리하다. 특히 논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하는 '본고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다. 대성학원 이영덕 실장은 "서울대 논술부활로 고액과외 번성과 사교육비 증가 등의 고질적 부작용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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