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이어져 예년에 비해 훨씬 길어진 추석 연휴. 귀성객들이 떠난 뒤 서울에 남는 사람들은 차례를 지낸 뒤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명절에 어울리는 풍성한 한가위 축제가 도심 곳곳에서 펼쳐진다.남산, 여의도, 월드컵, 천호동, 보라매공원, 광화문열린마당 등 6개 공원에서는 14일까지 전통민속놀이마당이 펼쳐진다. 가족들과 함께 널뛰기, 투호,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중구 필동의 남산한옥마을을 찾아가면 풍성한 먹거리, 볼거리를 만난다. 전통 가옥 마당에 놓인 평상 위에서 송편을 직접 빚어 가마솥에 넣고 찐 뒤 직접 맛을 보는 예쁜 송편 만들기(10∼11일)나 향토음식 전문가의 전통한과 제작 시연 프로그램(10∼14일)도 마련된다. 마당 한 켠에는 먹거리 장터가 마련돼 문배주, 안동소주, 추성주, 홍주, 백일주, 소곡주, 금산 인삼주, 복분자주 등 유명 민속주나 전통음식을 판매한다.
또 널뛰기, 제기차기 등을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체험장과 두부만들기, 새끼꼬기, 맷돌돌리기, 떡메 찧기, 다듬이질 등을 체험해보는 생활문화체험장 등도 한옥마을 곳곳에 마련된다. 판소리, 강령탈춤, 농악(10일)과 경기민요, 한국무용, 서도소리(11일) 등 각종 공연도 구경할 수 있다.
'가을빛 은빛 신나라'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국립극장 가을축제도 놓치기 아깝다. 11일 오후 2시30분 국립극장 앞 문화마당에서는 동춘서커스, 호남우도 풍물판굿, 마당 창극 흥보전, 무용 타악극 천고(天鼓) 등의 공연과 관객이 함께하는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등 신명나는 한마당이 준비돼 있다. 팔씨름,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널뛰기, 줄다리기 등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김홍도의 '서당'과 신윤복의 '전모를 쓴 여인' 등 2종의 목판인쇄 및 12지신상 문양 스템프 찍기 행사가 열린다. 또 오후 2시부터 삐에로인형극회의 가족인형극 '제비가 미워한 놀부'가 두 차례 공연된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연휴 내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직접 차례상 차려보기, 송편빚기, 다식만들기 체험행사가 준비돼 있고 추석 풍속의 닥종이 인형, 만화로 보는 한가위 이야기 패널 등이 전시된다. 북청사자놀음(10일) 전통무예시연(11일) 창작판소리 '스타크래프트' 공연(12일) 황해도만구대탁굿(13일) 풍물한마당(15일) 등의 흥겨운 공연도 펼쳐진다.
경희궁 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가위 큰잔치'는 온가족 송편빚기와 임금님 가마에서 왕과 왕비가 돼 사진을 찍는 어가촬영이 눈에 띈다. 부채춤, 삼고무, 모듬북, 사물놀이(10일)와 경기민요, 전통타악, 전통춤, 강강술래(12일) 등의 전통예술공연을 관람하고 줄다리기, 널뛰기, 자놀이, 달팽이놀이, 비석치기 등 전통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예술의 전당 옆 국립국악원은 11일 오후 7시30분부터 별맞이터에서 '달부르기' 행사를 연다. 대취타 '월출', 판소리 '흥보네, 둥근 박', 무용 '화평지무' 등의 1부와 '달은 이야기꾼'과 가면극 '달축제', 풍물 '풍년극', '강강술래' 등의 2부 '한가위 웃는 달'로 나눠 진행된다. 햅쌀로 빚은 신도주(新稻酒) 잔치도 함께 열린다.
창경궁 덕수궁 등 고궁에서도 각종 추석행사가 펼쳐진다. 추석 당일인 11일 창덕궁을 제외한 모든 궁이 일반에 무료 개방되고 10∼12일 연휴기간 중 한복을 입은 사람은 입장이 무료다. 연휴 내내 각 궁에서는 널뛰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윷놀이, 투호 등을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마당이 개설되고 12일 창경궁과 덕수궁에서는 양주별산대놀이, 봉산탈춤 등의 공연이 열린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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