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파의 창당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당내 세력이 신당파와 당 잔류파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 동안 신·구주류의 중간지대에 있으면서 균형추 역할을 했던 중도파가 급격히 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김근태 상임고문이 7일 신당파 합류를 선언한 게 중도파 핵분열의 대표적인 예. 중도파 중 강봉균 의원 등도 김 고문 뒤를 따랐다.
반면 중도파로 분류됐던 일부 의원들은 6일 '통합모임'을 결성, 본격적인 세력화에 들어갔다. 이들은 당 잔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총괄 간사를 맡은 강운태 의원은 "김상현 고문 등 10여명이 취지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계로 알려진 의원들도 신당파와 통합모임으로 나뉘어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배기선 김태홍 김택기 남궁석 의원 등은 신당호에 몸을 실었지만 설훈 조성준 정철기 전갑길 조한천 배기운 정범구 의원 등은 한 전 대표가 속한 '통합모임'에 참여, 당 잔류쪽을 택했다.
이에 따라 당 잔류 가능성 있는 의원들은 정통모임 20명과 통합모임 13명, 통합모임 동참의사를 밝힌 17명 등 모두 50명 가량이다. 입장 유보 의원들이 40여명에서 10여명 안팎으로 크게 줄어든 것. 신당파가 내달 탈당을 전격 결정함에 따라 중도파의 핵분열은 더욱 빨라진 전망이다.
신당파가 색깔을 분명히 하면서 민주당 사수파의 주도권은 구주류인 정통모임에서 중도파 중심의 통합모임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중도파가 숫적으로 많기도 하지만 관망파를 끌어들이는 데는 정통모임보다는 중도색채가 강한 통합모임의 간판이 더 낫기 때문이다. 이전의 구주류 중진들 대신 한화갑 전 대표와 조순형 추미애 의원 등이 민주당 잔류파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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