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단식 전원 8강 탈락…. 추락하는 한국탁구 날개는 있는가.'7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한국팀의 노메달 참패로 막을 내린 2003 폭스바겐 코리아오픈 탁구선수권대회가 한국탁구의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내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의 전력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았지만 성적은 역대 최악. 빈약한 선수층에 한두명의 반짝스타로 살림을 꾸려가던 한국탁구로써 당연한 결과가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한국은 남녀 대표팀 1, 2진급 32명을 출전시켜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려 했지만 4강에 오른 여자단식과 남자복식도 준결승에서 무너졌다.
기대를 모았던 올해 파리 세계선수권 남자단식 은메달리스트 주세혁은 역대전적 3전3승의 우위를 보인 세계 3위 마린(중국)의 벽에 가로막혀 8강 문턱에서 탈락했고 유승민(삼성카드)과 오상은(상무) 역시 8강에 오르지 못했다. 2001년 대회 단식 챔피언 김택수(KT&G)는 어깨 부상을 이유로 16강에서 기권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남녀 단·복식을 모두 따내, 전종목 석권이라는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마린은 남자 단·복식을 휩쓸어 대회2관왕에 올랐다.
탁구협회 이재화 전무이사는 "톱 스타들의 일정이 다소 빡빡하게 짜여져 있어 제 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안방에서 이런 노메달 수모를 당한 것은 실로 충격적"이라며 "주니어부 육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강문수 남자 대표팀 감독도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는 바닥을 경험했다. 이번 아픔을 자극제로 삼아 내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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