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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강남?"/대치동 아파트등 "폭파" 협박전화 잇따라 롯데월드등 수색소동…발신지는 非강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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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강남?"/대치동 아파트등 "폭파" 협박전화 잇따라 롯데월드등 수색소동…발신지는 非강남권

입력
2003.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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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서울 강남의 아파트와 고급 주상복합건물, 놀이시설 등에 폭발물 설치 협박 전화가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강남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 비강남지역에서 걸려온 협박전화로 밝혀져 부동산 급등세를 주도하고 있는 강남지역에 대한 반감이 범죄위협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5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경찰청 112 신고전화로 40대 남성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와 B주상복합건물 지하 헬스클럽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전화를 걸어 왔다. 경찰은 즉시 폭발물 처리반과 수색견을 급파, 3시간 동안 수색작전을 벌였으나 폭발물을 찾지는 못했다. 경찰 조사결과 전화 발신지는 서울 강북지역 지하철4호선 미아역 구내 공중전화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성문 분석 결과 술에 취한 남자 목소리였는데 일단 시민의 장난전화로 보인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당직실에도 경기 용인시의 공중전화부스에서 폭발물 설치 협박 전화가 걸려와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일단 2건의 폭파 협박 전화가 각각 다른 지역에서 걸려왔고 협박 내용과 목소리가 달라 동일범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협박 전화 파문은 엉뚱한 곳으로 번지고 있다. 폭발물 설치 협박 전화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 게시판에는 "집 없는 사람들을 절망하게 만드는 원흉인 강남은 폭파돼 마땅하다" "가만히 앉아서 한 달에 1억원 넘게 버는 강남은 이제 일반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니 차라리 독립시켜라" 등 계층 갈등을 부추기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협박전화의 대상이 된 A아파트는 주변에 유명 입시학원이 많은 데다 재건축도 예정돼 있어 부동산 가격 급등의 진앙지로 꼽히고, B주상복합 역시 강남 지역 최고급 주거단지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 상승과 빈부격차 심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강남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적대감으로 악화, 사회적 울분을 표출하는 협박 전화의 타깃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사람의 통행이 잦은 공공 시설물도 아닌 일반 주거지역에 폭발물 설치 전화가 걸려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올들어 신고 접수된 폭발물 설치 협박 전화는 20여건에 이르지만 협박 대상은 잠실운동장, 청량리역, 대학병원, 도심공항터미널 등 공공시설이 대부분이었다. 경찰대 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정신 이상자의 장난이나 개인적인 원한이 일반적 계기인 다른 폭파 위협 전화와는 차이가 있다"며 "막연히 강남 주민을 대상으로 발생했던 여성 납치 범죄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부유층에 대한 무차별적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한국민에게 특히 중요한 주거문제가 이슈화하면서 강남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서민층은 상대적으로 강한 박탈감을 느끼고 적대감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계층간 균열을 막기 위한 제도적인 통합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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