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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검장의 대통령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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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검장의 대통령 비판

입력
2003.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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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관 광주고검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광양발언을 검찰에 대한 간섭이라고 비판하고 나서 예기치 않은 파장이 번졌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그의 의사표시를 항명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보도과정에서 자신의 발언이 줄여지고 검찰 길들이기를 하려 한 것처럼 오해됐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에도 언론이 보도를 잘못한 셈이다.일부 언론의 횡포와 억지는 다 아는 일이지만, 없는 문제를 언론이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자꾸 언론 탓을 해야 할 만큼 오해되는 발언을 되풀이하는 이유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고검장의 행동을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정치활동으로 몰아붙였다. 한 마디로 용렬한 반응이었다.

우리는 "검찰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이 별 것 아닌 문제로 조사를 받았다고 한 노 대통령의 발언이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이 말과는 달리 새로운 형태로 검찰의 중립을 해치려 하고 있다는 비판도 근거가 없지 않다고 본다. 다만, 그가 검찰 독립을 외치는 데 적절한 인물인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경력과 검찰 내 위상에 비추어 발언 1주일 뒤에야 비판하고 나선 것을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검장이 대통령을 겨냥해 유례없는 직격탄을 날린 것은 특단의 작심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3월에 열린 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도 드러났듯 대통령에게 대드는 일이 최근 잦아졌다. 탈권위주의의 리더십에서 파생된 문제점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적절한 발언으로 공직 상하관계의 불필요한 다툼을 유발하거나 비판을 외면한 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계속하는 것은 새로운 리더십의 정착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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