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적포도주가 심장질환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 이러한 효과는 포도만의 독특한 효능일까? 한약재까지 든 우리 전통주는 어떨까.프랑스인에게 심장질환이 적은 '프렌치 패러독스'를 규명하기 위해 1990년대 이후 적포도주 연구가 이어졌다. 최근엔 포도 껍질과 씨에 많은 레스베라트롤 등 폴리페놀계 항산화물질이 동맥경화를 막는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동맥경화는 혈중 콜레스테롤의 산화에서 시작되는데 항산화물질은 이러한 산화를 막아준다.
솔깃한 얘기이지만 사실 이 주장을 입증하기는 쉽지않다. 포도주에 포함된 항산화물질이 그러한 효과을 내기엔 너무 소량이고, 비타민 E 등 다른 항산화물질은 장기 복용해도 동맥경화가 억제되지 않는다는 연구가 많기 때문이다.
이밖에 적포도주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의 원인인 나쁜 콜레스테롤을 없앤다는 설명도 있다. 실제 하루 1,2잔의 적포도주는 HDL을 12%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덜 끈끈해져 피떡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은 포도주만의 효과라기보다 알코올의 효과다. 우리 전통주나 맥주, 위스키도 이런 정도의 효능은 있다는 얘기다. 하루 한두 잔의 음주가 심장에 좋다는 것은 술의 종류를 따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전통주는 '약주'라는 이름이 있을 만큼 인삼, 구기자, 복령, 백하수오 등 한약재 등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한약재가 첨가된 전통 발효주, 첨가되지 않은 전통 발효주, 청주를 암 모델 쥐에 섭취시켰을 때 한약재가 포함된 전통주가 암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했다는 동물실험이 있다. 일본에서는 청주 역시 적포도주처럼 항산화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약주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임상연구가 없다.
/김희원기자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운 교수·한국식품개발연구원 전통식품연구본부 최신양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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