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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강단에도 인도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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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강단에도 인도 붐

입력
2003.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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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강단에 인도 바람이 거세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국내 대학 강단에 서게 된 외국인 교수 가운데 인도 출신 교수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고 있다.한양대는 지난달 인도인 구랑가(37)씨를 디지털경제학부 교수로 임용했다. 구랑가씨는 한양대가 이번 학기 새로 임용한 유일한 외국인 교수로, 안산 캠퍼스 디지털경제학부에서 디지털경제학 등 3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건국대도 이번 학기부터 강의를 맡은 외국인 교수 4명 가운데 2명을 인도인으로 뽑았다. 전자공학과 네미나스(42) 교수와 축산학과 재야프라카샤(44)교수가 주인공. 이들은 앞으로 1년 동안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교수들과 프로젝트팀을 꾸려 관련 분야 연구도 함께 할 예정이다.

대학들이 인도 출신 교수를 선호하는 이유는 인도가 정보기술(IT) 분야 강국인데다 인도인들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기 때문. 물론 다른 나라 유명대학 출신 교수진보다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건국대 교수 임용 담당자는 "인도 출신 박사들이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다국적 정보통신업체들의 스카우트 1순위일 정도로 IT 전문가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유명대학 박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연봉 7만∼8만 달러를 요구하는데 비해 인도인 교수들은 월 3,000달러 정도면 임용이 가능하다"고 귀뜸했다.

인도 남부 방갈로르국립농업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건국대 교수로 일하고 있는 재야프라카샤 교수는 인도 교수들의 한국행에 대해 "유독 한국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한국의 IT 산업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고, 교육환경도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 비해 뒤지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의 영어 실력도 뛰어나고 열의도 높아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국내 대학에 임용된 인도 교수 중 유일하게 IT 분야가 아닌 유가공학 전문가인 그는 "인도는 아직 전체 인구의 70%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국가"라며 "한 해 우유생산량이 8,800만 톤으로 세계 최고일 정도로 낙농업이 발달했다"고 말했다.

인도인 교수들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다. 재야프라카샤 교수가 강의하고 있는 '낙농화학'과 '유가공학실습' 등 2개 과목 모두 각각 70명, 30명 정원을 꽉 채울 정도로 인기다.

한양대 구랑가 교수와 건국대 네미나스 교수의 수업들도 선 채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로 수강생들이 북적이고 있다.

재야프리카샤 교수 과목을 수강하는 건국대 낙농학과 4학년 김대건(26)씨는 "처음엔 호기심에서 수강신청을 했는데, 영어를 배우는 데도 도움이 되고 마치 유학 온 듯한 느낌"이라며 "처음엔 인도 교수가 낯설었는데 볼수록 정이 가고 좋다"고 말했다.

국내 캠퍼스의 인도인 교수 바람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학에 임용된 외국인 전임교수는 총 1,128명. 이중 990명이 미국을 비롯,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대만, 러시아, 일본 등 8개국 출신이다. 아직 인도 출신 교수는 따로 집계하지도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

하지만 대학 관계자들은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교수 채용을 늘리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영어에 능통하고 상대적으로 연봉 조건이 맞는 인도 출신 교수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인도인 교수의 임용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인 교수들도 "인도에서도 한국 대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다음 학기에는 더 많은 인도 교수들이 한국 대학 강단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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