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상승하면서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요즘에는 기술주의 대명사로 정보기술(IT) 관련주를 떠올리곤 하지만 알고 보면 기술주도 다른 업종들처럼 유행을 탄다.가까운 일본 주식 시장에서 기술주 패션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참고가 될 것이다. 일본에서 기술주의 본격 등장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가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서고 있던 60년대 일본에서는 이미 '3종의 신기'라 불리던 카(자동차), 쿨러(에어콘), 컬러TV 등 '3C제품'이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주식 시장에서는 자동차와 가전사의 주가가 폭등했다.
80년대에 들어와서는 반도체가 신기술을 선도하였고 다음으로 바이오, 항암제, 그리고 80년대 말에 들어와서는 에이즈 관련주들이 기술주 열기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90년대 중반에 들어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윈도우 95'를 발매하기 시작한 것을 기폭제로 반도체와 PC 관련주가 대박을 터뜨렸고, 99년과 2000년에 걸쳐서는 소위 인터넷 등 IT 장세로 대변되는 기술주 시대를 거쳤다. IT 열풍 역시 기술주 세대 교체 압력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생활 속에서 디지털이 아날로그와 융합하며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 크로스 오버'(Digital Cross Over) 현상이 세계적인 경기 호전과 함께 급격하게 진전될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 가전의 성장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한동안 가전은 매출 신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주위를 둘러봐도 최근 10년간 집안의 가전제품에 큰 변화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아날로그 가전 시대의 총아였던 TV, 비디오 플레이어와 카메라는 오랫동안 가정과 시장을 지켜왔다.
그러던 것이 디지털 TV, DVD 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로 급격히 대체되고 있다. '디카폰'(디지털 카메라가 붙은 휴대폰)의 인기 역시 하늘을 찌르고 있다. 기존의 가전제품을 대체할 만한 신상품의 부재로 현상 유지에 급급하던 전자업계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소식이다. 디지털 전자산업의 기초가 되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종목 선정에 있어서도 디지털 크로스 오버 현상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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