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이 연일 한나라당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김 장관은 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행자부 전직원 월례조회에서 "9월3일은 대의민주주의를 남용한 치욕적인 날로 한국정치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 장관은 나아가 "이제 과거 독재정권부터 기득권을 지켜온 사람들,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는 정치인들은 국민을 그만 괴롭히고 퇴진해야 국민들이 정치에 희망을 가질 것"이라며 인적 청산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해임건의안에 대해 "취임 후 지방 이장, 촌놈 출신이라고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공격했다"며 "해임안 가결을 진작 예상했다. (정치권은) 당리당략과 정치·국가발전이라는 문제가 부딪칠 때마다 어김없이 당리당략에 따라 행동해 왔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사퇴하면 다수당 횡포에 굴복하는 것이 되고 앞으로 유사한 사태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고, 무엇보다 거대 야당의 횡포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직원들에게 "어떤 일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하고 "저도 물러나는 날까지 더 열심히, 혼신의 힘을 다해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해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일부 참석자들은 "마치 퇴임식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야당 두드리기는 해임건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후부터 예견됐었다. 김 장관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가 정부에 대해 비판하고 할 말을 하듯 국무위원도 국회에 대해 할 말을 하는 것이 시대적 변화이고 상황"이라며 정면대응을 예고했다. 3일 해임건의안 통과 직후엔 "다수당의 횡포" "구태정치"라며 포문을 열었고 4일에도 C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해임안 의결이 한나라당 지도부 리더십 문제와 소장파의 60대 용퇴론 언급 등에 따른 당 내분을 덮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7일 오전 SBS TV '일요시사진단'과 8일 오후 MBC TV '화제집중' 등에 출연할 예정이어서 그의 정치권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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