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제품은 아직도 독창성이 부족하다. 또 일부 사업부에서 품질문제가 발생하는 등 회사 분위기도 느슨해지고 있다. 위기의식을 갖고 새로운 혁신에 도전해야만 초일류 회사가 될 수 있다."삼성전자 윤종용(사진)부회장이 이달 초 전자우편을 통해 전직원에게 전달한 월례사를 통해 자사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며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할 것을 강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 부회장은 월례사에서 "지난달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냉정히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며 "우리 회사 제품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가 모범사례로 제시한 제품은 소니의 워크맨. 그는 "진정한 초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소니의 워크맨처럼 새로운 시장과 라이프 스타일을 창출할 수 있는 독창적인 제품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제품 개발지연, 품질 문제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부회장은 "최근 일부 제품이 개발지연으로 출시가 늦어졌다"면서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 출시가 늦어지면 순식간에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가 커질수록 룰과 시스템에 의한 경영을 체질화해야 한다"면서 "일부 사업부에서 발생한 품질문제도 룰과 시스템을 안 지켜 생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부회장은 이어 "현재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익률 하락, 납기지연 등으로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는 이완되고 있는 느낌"이라며 "초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강한 위기의식 속에 새로운 혁신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제 회사의 위상이 높아져 조금만 노력해도 평가가 금방 올라가지만, 잘하다가 못하면 순식간에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 아주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부회장의 이 같은 월례사는 삼성전자가 6월 각 부문 긴축을 강조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래 하반기 목표 달성을 위해 계속 '위기경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측은 "올들어 계속된 경기침체 속에서도 한국의 간판기업으로서 나름대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에 안주하지 말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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