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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실망스럽지만 자주 만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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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실망스럽지만 자주 만나야

입력
200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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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정당대표 및 국회의장의 5자회동은 예상대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2시간여에 걸쳐 국정전반이 논의됐는데도 발표문 하나 나오지 않았다. 산적한 민생현안 등 국정난제가 중첩돼 있는데도 최고 지도자의 모임이 꼭 이래야만 하느냐는 지적이 당연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회동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고, 바로 전날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별 탈 없이 회동이 마무리됐다는 자체에 의미를 둘 수도 있을 것이다.노 대통령과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김 장관 해임문제와 대통령의 민주당 당적이탈 및 언론사와 김문수 의원에 대한 소송 등 첨예한 현안을 놓고 뼈 있는 설전을 주고받았다. 하나 하나가 시각차가 현격하고 정국주도에 직결되는 문제여서 접합점을 찾기가 어려운 사안들이다. 회동이 있기 직전 민주당은 신당을 둘러싸고 육박전을 주고받았고, 한나라당은 60대 용퇴론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만남 자체를 평가해야 하는 척박한 현실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 5자회동 같은 모임이 자주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거대야당이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하는 노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존재 자체를 회의하는 야당대표 사이에 이러한 만남마저 없으면 정치는 더욱 살벌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과 최 대표의 공식회동은 최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에 선출된 지난 6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이유야 어디에 있든지 간에 진즉 만났어야 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 가을정국이 본격화하면 정치권은 또다시 충돌할 수밖에 없다. 5자회동은 현안을 풀지는 못하더라도,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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