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소를 자칫 잘못 쳐 넣으면 포르노 사이트가 뜨도록 해 돈을 번 미국의 악덕업자가 법의 철퇴를 맞았다. 뉴욕 맨해튼의 제임스 커미 연방검사는 3일 존 주카리니를 어린이 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주카리니의 돈벌이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악질적이다. 우선 어린이들이 자주 찾는 사이트와 비슷한 철자의 도메인을 대량으로 선점했다. 예를 들어 '텔레토비'라는 영문 도메인 주소가 있다면 '텔레도비'나 '텔레토바'처럼 철자를 한두 자 잘못 입력시켰을 경우를 가정해 수십개의 도메인 이름을 싹쓸이로 등록해 놓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이비 도메인을 바로 포르노 사이트에 링크시켜 놓는다.
더구나 어린이가 철자 한 자를 잘못 쳐서 본의 아니게 일단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게 되면 컴퓨터를 끄기 전에는 절대 빠져 나올 수 없도록 해 놓았다.
이런 식으로 등록해 둔 도메인은 3,000개가 넘는다. 그는 링크된 포르노 사이트측으로부터 접속자 1인당 10∼25센트의 소개료를 받는 방식으로 연간 80만∼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주카리니의 수법이 알려지면서 처벌하라는 요구와 민사 소송이 잇달았으나 관련 법규가 없어 그는 무사했다. 그러나 올 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서명으로 '어린이 보호를 위한 포괄적 법률'이 발효되면서 법의 손길이 미치게 됐다. 이 법률 가운데 '도메인명(名)의 진실'이라는 조항은 도메인 이름를 허위로 취득해 어린이에게 피해를 줌으로써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강력히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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