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제수 음식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 한가위 차례는 한해 농사를 마치며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연례 행사. 따라서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기른 신토불이 재료로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여긴다. 하지만 올해는 잦은 비로 나물류와 과실류 등 제수용품의 값이 오르면서 값싼 수입품이 고가의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빈번해 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야채와 건과는 구분이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축산과 수산물은 전문가들도 구분이 힘들 정도여서 가급적이면 대형 전문 유통업체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추석을 앞두고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아 본다.
추석에는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 숙주나물, 건표고버섯 등이 차례상에 많이 올라간다.
도라지는 잔뿌리와 흙, 향기의 상태로 국산과 수입산을 구분한다. 국내산은 대부분 생육기간이 짧은 2∼3년 근이어서 가늘고 짧은 것이 특징이다. 잔뿌리가 많이 붙어 있고, 껍질에 흙이 비교적 많이 묻어 있다. 또 잘랐을 때 싱싱하며 독특한 향기가 난다. 반면 수입산은 굵고 길며, 잔뿌리가 거의 없이 매끈하다. 고사리는 수입산은 줄기가 길고 굵으며 진한 갈색에 털이 많다. 이에 반해 국내산은 줄기에 순(어린 잎)이 많이 붙어 있고 물에 담그면 빨리 부풀고 옅은 검은색을 띤다.
국내산 취나물은 줄기가 가늘고 부드러우며 독특한 향이 난다. 반면 수입산은 변색된 것이 많고 향기가 약하다. 국내산 숙주나물은 떡잎이 붙어 있으며, 머리와 줄기가 짧고 가늘다.
차례상에 쓰이는 주요 곡류는 찹쌀, 콩, 팥, 녹두 등이 많이 쓰인다.
찹쌀은 멥쌀의 혼합률을 살펴봐야 한다. 수입산은 대개 15% 내외로 멥쌀 혼합률이 비교적 높고 기다란 낟알이 약간씩 섞여 있다.
검은 콩은 일자형 갈색선 여부로 판단한다. 국내산은 낟알이 굵고 둥글며 일자형의 갈색 선이 뚜렷한 반면, 수입산은 손상된 낟알이 섞여 있으며 갈색선이 희미하다.
팥은 붉은 색이 짙고 윤택이 많이 나며, 배꼽 속의 흰색 띠가 뚜렷한 것이 국내산이다. 피녹두의 경우 껍질이 매끈하고 물에 담갔을 때 흡수 속도가 빠르면 수입산이다. 또 윤택이 많이 나는 것도 대부분 수입산이다.
곶감, 대추, 밤 등 건과류는 올해 이른 추석으로 낙과가 많이 생겨 수입산이 국내산으로 둔갑할 소지가 매우 높다.
국내산 곶감은 꼭지 부위에 껍질이 아주 적게 붙어 있고, 동그란 모양으로 깎여 있다. 반면 수입산은 원래 모양 그대로 붙어 있으며, 곰팡이가 낀 것이 많다. 대추의 경우 흔들어서 소리가 나는 지 여부를 보면 구별이 쉽다. 수입 대추를 한 손에 쥐고 흔들어 보면 속의 씨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또 표면에 마모된 흔적이 있는 것도 수입산이라고 보면 된다. 국내산은 한 웅큼을 쥐고 흔들어도 소리가 나지 않으며, 꼭지가 붙어 있다.
밤은 알의 크기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산은 알이 굵고 윤택이 많으며 껍질이 깨끗한 편이다. 모양이 둥근 것은 수입산일 가능성이 높다.
예년에는 수입산은 주로 냉동 상태로 유통돼 구분이 쉬웠으나 최근에는 냉장 수입육이 들어오면서 구분이 어려워졌다. 특히 갈비찜용은 축산 전문가조차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사태 부위는 작업 전 포장 상태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지방이 골고루 분포됐거나 표면에 붙어 있는 지방이 흰색을 띠면 국내산이다. 양지 부위도 지방이 흰색을 띠고, 고기 부분이 진한 붉은 색을 띠면 국내산이다. 특히 녹였을 때 핏물이 적게 발생하는 것도 국내산일 가능성이 높다. 소갈비의 경우 구분이 가장 힘들다. 국내산은 대부분 덩어리 형태로 유통되는 반면, 수입산은 갈비가 3∼4대씩 붙어 있으며 지방이 황색을 띤다.
수산물은 중국산의 경우 같은 해역에서 조업하기 때문에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다. 중국 동지나 해역에서 어획한 것은 구분이 비교적 쉽다.
서해안에서 잡힌 국내산 참조기는 꼬리가 짧고 두툼하며 눈 주위가 노란 것이 특징이다.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잡힌 수입산은 입이 회색을 띠고 눈 주위가 붉다. 냉동 상태 및 굴비로 유통 된다면 일단 수입산으로 의심해 보자.
민어의 경우 몸의 색깔과 꼬리 지느러미로 구분이 가능하다. 국내산은 전체적으로 몸 색깔이 어두운 흑갈색이고, 등지느러미 위쪽은 무색 바탕에 두 줄의 검은색 띠가 있다. 참돔은 머리가 대체로 둥근 편이며 배지느러미가 붉은 색을 띤다. 뉴질랜드산 수입 돔은 대개 신선 냉장 상태로 유통되며 국내산은 주로 활어 상태로 판매된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김중석기자 j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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