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상장 소방기계 업체인 스타코의 주가는 기업분할 소식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로 3일 장 중 한때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의 첫 대량 매수에 흥분한 개인투자자들은 추격 매수를 시작했지만 곧 이어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5% 상승에 그쳤고 4일에는 오히려 하락세로 반전했다. 외국인이 매수 하루 만에 54만여주 대부분을 팔아치웠기 때문. 3일 외국인 매수를 보고 상한가에서 따라 들어간 개인은 하루 사이 15%이상 손실을 본 셈이다.외국인 무조건 따라하기의 허실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증시를 쥐락펴락하면서 투기성 매매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의 최대 매수 주체로 부상하고 이들의 매매 행태만 따라 하는 국내 개인 투자가들이 늘면서 외국인이 이를 역이용해 단타 거래를 하고 있다. 외국인 중심 장세인 만큼 "외국인 매수 종목을 주목하라"는 증권사 투자 지침만 믿고 무조건 '해바라기성' 따라하기를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일부 우량주들은 외국계 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지속적으로 매수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후발 주변 종목들에 대해서는 투기적 단기 거래를 곧잘 하고 있다. 특히 저가 중소형주가 많은 코스닥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외국인 7%는 같은 날 사서 팔아
4일 코스닥시장에서 정소프트 주가는 외국인들이 전날 매수했던 9만여주의 주식중 2만여주를 매도하면서 5% 넘게 떨어졌다. 코스닥 섬유업체인 미르피아 주가는 지난달 20일 외국인의 15만주 순매수로 3%가까이 올랐으나 다음날 개인들이 무더기 추격 매수하며 상한가에 오르자 외국인은 15만주를 모두 팔았다. 이니시스 등 상당수 종목들이 외국인 단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이 올 상반기 외국인·기관·개인투자자 등의 투자 특징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활동 외국인계좌 중 하루 동안 동일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가 동시에 발생하는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지난해 5.34%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6.88%로 늘어났다. 100개의 외국인 계좌 중 7개는 단타를 하는 셈이다.
매수 주체보다 기업 가치를 따져야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매매는 외국계 증권사를 이용하지만 이들 중소형주를 단기 매매 할 때는 국내 증권사 창구에서 사고 판다. 이 때문에 개인들은 외국인이 해당 주식을 사고 파는지 장 중에 파악하기 힘들다. 장 마감 후 제공되는 매매동향을 보고 다음날 추격 매매하다 뒷북만 치는 셈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우량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외국계 펀드가 있는가 하면 규모가 작은 펀드나 헤지펀드들은 단기에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한국 기관과 개인의 매매패턴을 역이용해 단타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인 매수 종목을 무조건 '검증된 기업'이라고 덜컥 믿기보다 기업가치의 변화 여부나 펀더멘털이 받쳐주는지 여부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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