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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2006년 도입 엇갈리는 中企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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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2006년 도입 엇갈리는 中企반응

입력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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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주5일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2006년 7월부터 종업원 300명 미만 중소·벤처기업도 주5일제를 본격 실시하게 된다. 중소기업계의 공통적인 고민은 인건비 증가로 집약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응은 업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주5일제가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의 결정타가 될 것으로 우려하는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거쳐야 할 '통과의례'로 보고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주)대양에스피

"중소기업 실정에는 시기상조입니다."

(주)대양에스피의 강정구 사장은 주5일제 실시로 전체 인건비 부담이 1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강 사장은 "그렇잖아도 중소기업에서 일할 사람 구하기 힘든 마당에 실질 임금까지 오르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고 개탄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대형 급식장용 조리 설비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연매출 60억원, 종업원 50여명의 규모의 전형적인 중소제조업체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제조업체들과 비교하면 근무조건은 좋은 편이다. 지난해 1월부터 격주 토요 휴무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야근 및 휴일 근무에 대해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강 사장은 "격주 휴무를 하면서 생산성은 더 떨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금요일 오후면 벌써 주말 분위기에 휩쓸려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주5일제가 정착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배려한다고 주5일제를 2년 뒤인 2006년 7월부터 실시하기로 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져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적 인력난 속에서 대기업에 인력을 뺏기지 않으려면 중소기업도 주5일제를 조기에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학교나 대기업의 구내식당을 상대하기 때문에 이들이 쉬는 주말에 설비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는 식당이 쉬는 토요일 오후에 작업을 주로 하면서 추가 수당을 줄일 수 있었지만 주5일제가 실시되면 주말 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시간외 수당을 더 지출해야 한다.

특히 생산 못지않게 영업이 중요한 상황에서 토요일을 쉬게 되면 그만큼 영업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영업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 부담도 우려하고 있었다.

성진씨앤씨

"대세라면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서울 금천구 구로 3공단에서 폐쇄회로TV용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를 생산하는 성진씨앤씨의 임병주 경영지원본부장은 "주5일제 실시는 적잖은 부담"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 회사 역시 격주 휴무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법정 근로시간 축소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더구나 요즘처럼 주문이 몇 달씩 밀려있는 상황에서는 주말근무와 야근·특근 수당 지출이 크게 늘어난다. 2002년 재무제표상 275억원의 매출에 6억원의 순익을 낸 이 회사의 입장에선 주5일제가 당장의 경영 성과와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주5일제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우선 토요 휴무로 인한 생산라인 중단 문제를 피하기 위해 유연 휴무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근무일수는 타 업체와 동일하게 하되, 토요일 대신 평일 하루를 쉬는 등 휴일을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안이다.

근로시간 감축에 따른 인건비 증가는 연봉제를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경영지원본부의 고현정 과장은 "이미 직원 개개인의 성과를 철저히 평가해 보상하고 있는 만큼 생산성 하락의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동기유발 제도도 동원하고 있다.

'Goodman 제도'로 불리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경영진과 동료 직원의 추천으로 매달 우수 사원을 추천해 부부동반 해외 여행권 등을 수여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단순히 인건비만 가지고 생산성을 평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소 시기상조라는 감은 있지만 새로운 도전으로 생각하고 유연하게 대처해 가겠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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