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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안" 뭉쳤던 野 하루만에 격돌/"5·6共출신과 영남 물갈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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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안" 뭉쳤던 野 하루만에 격돌/"5·6共출신과 영남 물갈이를"

입력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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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문제를 놓고 물밑에서 갈등을 벌여온 한나라당 소장·재선·중진 그룹이 4일 여의도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격돌했다. 소장파 의원들은 이날 세대갈등의 불쏘시개였던 '60대용퇴론'을 폐기하고 대신 5·6공 세력, 영남 중진 용퇴를 요구했다. 중진들은 이를 인위적 물갈이라고 비난하며 정면으로 거부했고, 재선그룹은 서울 강남과 영남 지역 후보교체를 내세웠다.소장파 원희룡 의원은 "60대용퇴론은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하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과감한 인적쇄신과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오세훈 의원이 나서 "당과 나라를 위해 5·6공 잔존 이미지의 선배들은 용퇴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선배들만 용퇴해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도 지구당 위원장직과 의원직까지 사퇴할 용의가 있다"며 한때 울먹이기도 했다.

남경필 의원은 "최병렬 대표도 지역구에서 용퇴하고 진취적인 20대 여성에게 지역구를 물려주라"고 요구한 뒤 "대표의 용퇴와 함께 한나라당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자락을 이어갔다. 박종희 의원은 "5·6공 잔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당사와 천안연수원을 팔고 헝그리정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성헌 의원은 "국회의원들도 65세 정년퇴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세대교체를 우회적으로 지지했다.

중진급에선 박종근 의원이 "2030세대에게 아양 떤다고 표가 오지 않는다"며 반격에 나섰다.

박의원은 "왜 자꾸 영남을 건드리나, 의원 많이 된 것 말고 잘 못한게 뭐가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인섭 의원은 "사고지구당 조직책 공모에서도 보듯 그냥 놔둬도 물갈이는 된다"며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을 왜 얼굴 붉히며 하느냐"고 맞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중진들은 용퇴 대상으로 부각되는 게 싫다는 듯 굳게 입을 다물었다.

이 때문에 이날 연찬회는 당초 예상보다는 맥이 빠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신 재선급에서 중진들을 지원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안택수 의원은 "수도권 소장파의 득표력이 떨어져서 대선에서 진 것 아니냐"며 "소장파부터 먼저 반성하라"고 날을 세웠다. 이윤성 의원은 "용퇴를 주장하는 소장파가 함께 나가자고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국민이익연대 대표격인 홍준표 의원은 "강남과 영남의 지역구 후보를 대폭교체하고 전국구를 전원 신인으로 교체 하자"며 정풍 운동 방안을 열거 하기도 했다. 김문수 의원은 "5·6공 참여한 사람들을 모두 집에 가라면 최병렬 대표부터 가야한다"면서도 "의원중에 인터넷 못하는 사람은 시험쳐서 떨어뜨리자"고 제안하는 등 양쪽을 모두 겨냥해 어정쩡한 자세를 보였다.

한편 최병렬 대표는 "특정인을 지칭하거나 예의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고 청와대로 떠나 토론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홍사덕 총무도 "말과 시기를 가려야 할 것"이라며 과열 방지를 주문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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