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대출 억제와 심각한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가계 빚이 4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카드사의 대출과 신용카드, 할부금융 등을 이용한 외상구매는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했다.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4분기 중 가계신용(가계대출+외상구매) 동향'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가계 빚 잔액은 439조868억원으로 전분기말의 439조3,393억원에 비해 2,525억원이 감소했다.
가계 빚이 줄어든 것은 1998년 4분기(2조5,000억원 감소)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가구당 빚은 2,915만원으로 전분기 말의 2,916만원에 비해 1만원 감소했다.
특히 2분기 중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여신전문기관(카드사 및 할부금융사) 대출은 8조3,710억원이나 줄어 사상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가계대출은 은행 대출이 전분기(5조316억원)보다 9조6,542억원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분기와 비슷한 5조8,122억원 증가에 그쳤다.
외상 판매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6조647억원이나 급감해 전분기에 기록했던 사상최대 감소폭(5조3,546억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은은 "카드사들의 대출 억제와 소비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계 빚 둔화추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가계 빚이 급감할 경우 불량채무자 양산, 소비위축 장기화 등이 우려되는 만큼 연착륙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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