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는 벌써 가을이다. 다가올 결혼 시즌에다 김장철 대목까지 염두에 두고 가전사마다 일찌감치 2003년형 신제품 김치냉장고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올들어 내수부진에 시달렸던 가전업계는 김치냉장고 판매에 각별한 기대를 걸고 있다.올해 김치냉장고 신제품의 특징은 김치 맛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키는 김치냉장고 본연의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초기 보급단계를 넘어 대중화로 접어든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제2의 판매전쟁이 시작됐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돋보이는 2003년형 신제품
가장 먼저 신제품을 내놓은 업체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달초 '하우젠' 김치냉장고 신모델을 무려 20종이나 선보였다.
4계절 내내 최적의 김치 맛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맞춤 숙성시스템'을 채택, 김치 담그는 시기에 따라 김장김치 모드와 계절김치 모드 등으로 숙성 알고리즘을 달리한 것이 가장 큰 특징.
또 식품맞춤 온도센서를 김치 통에 근접한 김치저장실 내벽에 배치해 김치 맛을 균일한 온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고, 국내 최초로 도어 탑도 컬러 패널 교체가 가능하도록 해 인테리어 감각을 높였다. 소비자 가격은 132리터급 120만원대, 152리터급 150만원대, 174리터급 160만원대, 202리터급 180만원대.
LG전자도 지난달 '맛지킴 기능'을 대폭 강화한 2003년형 신제품 'LG 김장독' 37개 모델(160∼240리터)을 출시했다. 신제품에 새로 채택된 '맛지킴 기능'은 원하는 김치 맛이 되었을 때, 스톱버튼을 누르면 발효가 정지되고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김치에 강한 냉기를 공급해 자신이 원하는 김치 맛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또 실제 겨울철 땅 속과 같은 온도로 김치를 발효시켜 겨울철 김장김치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땅속 발효' 기술을 새로 적용했고, 나노 크기의 탄소입자를 이용한 카본 탈취 시스템을 이용해 김치 냄새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가격은 160리터 뚜껑 방식이 140만원대, 180리터 뚜껑 방식이 150만원대, 200리터 서랍 방식이 160만원대, 240리터 복합 방식이 185만원대.
위니아만도도 조만간 김치 맛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산도와 유산균의 수는 물론, 김치국물의 이산화탄소 용존량까지 제어할 수 있는 첨단 발효과학 시스템을 적용한 2003년형 '딤채'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위니아만도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신혼부부용 60리터부터 대가족용 255리터까지 용량별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하는 한편 티타늄 등 첨단 소재에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 인테리어 기능도 강화했다.
김치냉장고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던 후발주자 대우일렉트로닉스도 기존에 없던 첨단 기능과 인테리어 감각을 한껏 높인 2003년형 신모델 16종을 이 달 중순께 내놓을 예정이다.
김치냉장고 고르는 법
김치냉장고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용량. 가족 수와 용도에 맞게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김치 보관 전용으로 사용한다면 배추 45포기 정도를 저장할 수 있는 130리터급이 적당하다. 하지만 야채, 과일, 육류, 음료수 등까지 보관하려면 150∼200리터는 되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실제 용량이 높은 제품을 골라야 한다는 점. 시장에 출시된 제품 가운데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표시 용량의 60%에 불과한 제품도 있기 때문이다.
상부개폐식과 서랍식이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 뚜껑이 위에 달린 상부개폐식은 서랍식보다 보관용량이 10% 정도 많고 아래로 가라앉는 냉기의 특성상 냉각효과는 좋지만 사용에 불편이 따르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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